▲10일부터 통행이 금지되는 소래 철교.
한만송
수원과 인천을 잇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마지막 남은 협궤선(표준궤보다 폭이 좁은 궤간을 가진 철도 선로)인 소래철교가 10일 폐쇄된다. 협궤열차 운행으로 설치된 소래철교가 지자체의 외면으로 결국 통행 금지될 위기에 놓인 셈이다.
소래철교는 수인선이 지난 1936년 수원과 인천을 잇는 협궤열차로 운행되기 위해 설치됐다. 수인선은 1994년 10월 폐쇄됐지만, 2013년 재운행 예정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4일 경기도 시흥시 월곳과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를 연결하는 소래 철교(구 수인선 협궤구간 연장 126.5m)를 10일부터 전면 폐쇄키로 하고, 이용 주민에게 철교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소래 철교는 남동구 추정 연 1000만명 이상이 통행하는 곳으로 손상된 철교의 교대 및 교각 하부는 해빙기에 더욱 위험해질 수 있어 공단은 통행인의 안전을 위해 철교 폐쇄를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남동구는 1천만명 중 반 정도만 소래 철교를 건너도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소래 철교는 남동구 소래 포구에서 시흥시 월곶 포구를 잇는 126.5m가 남아 있다.
소래 철교는 그동안 경기도 시흥시와 인천시 남동구간에 철거 또는 보존 문제로 수차례 협의가 진행되어 왔으나, 입장 차이가 너무 커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안전상 이유로 결국 잠정 폐쇄됐다.
남동구는 존치 운영을 희망해 온 반면, 시흥시는 쓰레기 문제 등으로 철거를 계속 요구해 협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았다. 남동구는 5~6차례에 걸쳐 10억 원 상당의 보강공사를 하며 소래 철교 존치를 기대해왔다.
공단 관계자는 5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두 기관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면, 보수를 통해 시민들의 통행을 시킬 계획이지만, 두 기관의 입장차가 현재까지는 너무 크다"면서, "철거가 아닌 폐쇄인 만큼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본부가 해빙기를 맞아 교대 및 교각 손상 등 붕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전면 통행 금지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래 철교 운행이 금지된다는 소식에 인천 시민들은 "소래 철교가 사라진 소래 포구는 앙꼬(팥소) 없는 찐빵과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소래 포구와 소래 철교는 20대 후반 남녀 모두에게 추억의 장소다. 데이트 코스나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높았다. 새우젓을 사기 위해 부모 손을 잡고 이곳을 찾은 유년 시절의 기억들은 30대 후반 시민들은 한 두번 정도는 가지고 있을 정도다.
인천 토박이 최선민 시민은 "가족 단위로 찾던 소래 포구에 소래 철교는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제공한 곳이라 폐쇄 소식을 접하고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시민들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는 철교가 다시 이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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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국내 유일 협궤선 소래철교 결국 '통행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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