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국토부)가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되는 보에 대해 수리모형실험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험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최종실시설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밝혀져 보의 안전성 검증에 문제가 제기됐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김진애 민주당 의원이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한 결과,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될 16개 보 중 금남보를 제외하고 15개 보 공사가 수리모형실험 결과도 나오기 전에 실시설계를 완료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한강 이포보와 여주보의 경우 수리모형실험을 위한 모형 제작 완료는 2010년 1월로 돼 있고 실험최종보고서 제출은 같은해 5월로 돼 있는데, 실시설계 최종성과물 제출 예정일은 지난해 12월 30일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모형실험 결과는 차치하고 모형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최종실시설계를 완성하는 계획인 것이다.
수리모형실험이란 실제로 건설될 원형의 성능을 검증하고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축소모형을 만들어 물을 흘리기도 하고 가둬보기도 하는 것이다. 4대강에 설치될 가동보의 경우 ▲구조적 안정성 ▲홍수 및 침수 가능성 ▲수질오염 ▲물의 순환과 퇴적물 배출 등 운영계획의 적절성을 검증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실시설계를 확정하고 보 공사에 착수하는 것이 순리인데, 국토부의 계획은 수리모형 실험이 끝나기도 전에 실시설계가 확정되도록 돼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정상적인 수리모형 실험에는 모형 제작 뒤 최소 수개월이 필요하다"며 "수리모형실험을 통한 안정성 및 운영방식에 대한 검증이 끝나기도 전에, 심지어는 모형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설계가 완료되고 공사가 진행된다는 것은 안전성 검증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4대강 속도전 계획, 안정성 검증 외면의 원인"
김 의원은 또 "결국 '4대강 속도전'이 대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며 연천댐 붕괴를 예로 들었다.
1983년 6월 착공해 1986년 11월 준공된 연천댐은 지난 1996년 7월 7월 국지적인 집중강우로 만수위 이상의 홍수가 발생하면서 댐의 일부가 유실됐고 1999년 8월에는 댐 좌측 40m가 유실되는 2차 붕괴가 일어나 2000년 6월 결국 완전 철거됐다.
연천댐의 설계 및 시공의 기초가 된 계획홍수량 및 통수능력이 잘못 산정됐지만 현대건설측이 홍수 및 침수피해 우려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 결국에는 붕괴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2008년 9월 서울고등법원은 이와 같은 이유를 들어 댐 붕괴 당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현대건설측이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있으면서 직접 홍수피해 보상각서까지 썼던 연천댐은 부실공사로 두 차례 붕괴된 뒤 철거됐고 결국 법원이 현대건설에 배상하라고 판결하지 않았느냐"며 4대강 사업에서도 같은 일이 되풀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김 의원은 또 "정종환 국토부 장관이 '올 연말까지 4대강 공사 60%를 끝내고 2011년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거의 모든 사업을 끝내겠다'고 한 '4대강 속도전' 계획이 안전성 검증 외면의 원인"이라며 "과학적이고 투명한 검증만이 최악의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2010.02.07 17:00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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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강행 연천댐 붕괴, 4대강서 재연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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