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해룡면 신성리에 있는 충무사와 이순신 장군 영정. 하단 우측은 순천왜성에서 바라 본 충무사의 모습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 공단의 모습
서정일
천수기단에 올라 내려다 본 주변 모습은 가까운 바다 쪽은 매립돼 공장들이 들어서 있고 먼 바다 쪽은 간간히 섬들이 자리하고 있다. 육지 쪽은 산등성이 아래로 올망졸망 집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곳이 100여 가구의 신성리 마을이다. 그리고 그 우측 편에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진 충무사가 있다.
정유재란 말미에 치열한 전투로 수많은 왜군들이 목이 잘리고 불타 죽었을 순천왜성, 더구나 자신들의 나라도 아닌 바다건너 타국에서의 주검이었기에 구천을 떠돌았을 원혼들……. 이후 1세기가 지나도록 그 자리를 지키다가 100년 후 그곳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마을이 생기자, 밤이면 밤마다 나타나 주민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원귀를 쫓기 위해 노력했지만 허사가 돼 마지막 방법으로 왜군들이 가장 무서워할 이순신 장군을 모시자는데 의견 통일을 보고 1690년 사당(충무사)을 짓고 위패와 영정을 모셨다고 한다. 이후, 신기하게도 마을에는 왜군들의 원귀가 침범하지 않았다고 전한다. 그래서 마을의 모습을 채 갖추기도 전에 충무사가 세워진 것이다.
하지만 약 300여 년이 지나기도 전인 1944년, 일제강점기 때 이곳은 일본인들에 의해 불태워졌다고 한다. 분개한 순천향교 유림들이 성금을 모아 곧바로 다시 지었던 것은 다행스런 일이며 이후 이순신 장군의 탄생일과 귀천일에 제향을 모시면서 극진히 모시고 있다.
그런데 왜군들의 악귀를 쫓기 위해 무섭게 그려놓았다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일본인들이 불태워 버린 이순신 장군의 영정은 어떤 능력을 가졌기에 그들이 패망을 앞두고 부리나케 태워버렸을까? 새롭게 그린 영정 앞에서 문득 그 모습이 보고 싶은 것은 어인 일인가?
덧붙이는 글 | 남도TV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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