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 받으라는 말 많았지만..."

[바꿔! 동네정치 ⑥] 구의원 임승호씨가 광주에서 무소속 출마 결심한 이유

등록 2010.02.22 18:11수정 2010.04.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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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의 지역정치는 '주민 없는 정치'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기득권 정치의 뿌리입니다. 풀뿌리 동네정치부터 바꿔야만 대한민국의 정치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와 <풀뿌리좋은정치네트워크>는 공동기획 '바꿔! 동네정치'를 통해 지역정치부터 바꿔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작은 성공 사례 및 변화의 움직임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기어이 민주당이 일을 저질렀다. 18일 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광주시의회는 4인선거구 6곳을 2인 선거구로 분할하기로 의결했다. 다양한 정치세력의 진입을 보장하기 위해 1선거구에서 4명을 선출하도록 한 중립적 기구(선거구 획정위원회)의 안을 시의회가 자의적으로 뒤집은 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광주시의회의 움직임에 대해 진보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있자, 경찰력까지 동원해서 밀어붙였다고 한다. 경찰력이 동원된 것은 광주시의회가 문을 연 이래 처음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만큼 민주당 광주시당과 광주시의회가 4인선거구를 2인선거구로 분할하는 것에 그만큼 집요하게 매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경찰력까지 동원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지배하는 광주시의회는 새로운 세력의 진입을 막기 위해 선거구 분할안을 통과시켰다.

 선거구 분할에 대해 윤민호 민노당 광주광역시당 위원장은 "민주당 연출, 시의회 주연의 막장드라마를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윤난실 진보신당 광주광역시당 위원장도 "광주 민주당이 대구 한나라당과 똑같다는 것을 고백한 것이다"고 힐난했다.
선거구 분할에 대해 윤민호 민노당 광주광역시당 위원장은 "민주당 연출, 시의회 주연의 막장드라마를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윤난실 진보신당 광주광역시당 위원장도 "광주 민주당이 대구 한나라당과 똑같다는 것을 고백한 것이다"고 힐난했다. 강성관

호남민주당 = 영남한나라당?

이러고도 민주당이 국회에서의 한나라당 날치기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결국 이번 사태로 민주당은 '호남민주당=영남한나라당'이라는 지적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또한 민주당이 과연 연합이나 연대를 논할 수 있을 만큼 '믿을 수 있는 정당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겼다.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들, 즉 영남이나 인천에서도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시의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구나 인천에서는 민주당이 다른 정당들과 함께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데 반대했다. 그런데 광주에서는 민주당이 정반대의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렇게 기초의원 몇 자리를 더 차지하려는 작은 이해관계 때문에 입장이 180도로 왔다갔다 하는 이런 정당을 과연 제대로 된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가? 민주당도 '연합', '연대'를 이야기하지만, 이처럼 신뢰성 없는 정당과 어떻게 연합을 할 수 있겠는가?

민주당 지도부는 연합정치 논의에 참여하고 있는 진보정당들과 시민사회의 비판에 대해 '지역의 일이라 어쩔 수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연합이란 애초부터 될 수 없다. 연합에 대한 합의가 성립되더라도, 그 합의내용에 대해 지역의 민주당조직이나 후보자가 반발할 경우에 민주당 지도부는 또다시 '지역의 일이라 어쩔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연합이든 연대든 믿을 수 있어야 된다. 그런데 지금처럼 무책임한 민주당의 태도를 보면, 연합과 연대의 기본조건인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

민주당 일당지배 극복없이 변화 없다


결국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은 호남에서 민주당의 일당지배가 극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의 혁신 없이는 연대나 연합은 어렵다는 것이다. 혁신 없이는 다른 주체들에게 신뢰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혁신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과거를 반성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편 올해 지방선거에서 광주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지도 관심거리이다. 민주당 지배의 광주에서 진보정당들 외에도 무소속 시민후보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작은 흐름이 있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시민운동을 하다가 구의원(광주 남구)로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임승호씨는 '독점하면 독주한다'고 지적을 한다. 민주당이 독점하면서 견제와 균형이 무너졌고, 이런 상태에서 제대로 된 지역정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광주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대안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을 찍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광주시민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본인의 출마를 통해서 시민정치의 새로운 씨앗을 뿌리겠다고 말한다. 이런 시도가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임승호씨.
임승호씨.하승수
-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둔 광주 시민사회의 움직임은 어떠합니까?
"광주의 경우에는 시민사회에서 '광주 희망과 대안'을 결성하여 좋은 후보 추천운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같은 경우에는 광주에서 시민정치운동의 씨앗이 되겠다는 각오로 광주 남구에서 무소속으로 구의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혼자 하는 것은 아니고, 선거 이후에 시민정치의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광주 희망과 대안'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결국에는 같은 방향을 지향하는 동지이기 때문에 같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시기 쉽지 않았을 텐데,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저는 대학에서 행정학을 공부하고 서울의 행정개혁시민연합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1년에 고향 광주로 내려와서도 시민운동에 계속 몸담아 왔습니다. 광주YMCA와 광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에서 일해 왔습니다. 기억에 남고 보람있었던 운동으로 주민소환조례 제정운동 등이 있습니다. 당시에 광주의 여러 시민단체들이 참여해서 조례제정을 위해 노력했고, 결국 국회에서 주민소환법이 통과되는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저런 활동을 합쳐보니 시민운동을 11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점차 한계도 많이 느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얻는 것이 중요한데, 바깥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민정치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또한 민주당이 독점하고 있는 지역정치의 현실을 보면서 기존 정당에 편입되는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당락에 관계없이 광주에서 시민정치운동을 하겠다고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저부터 무소속으로 구의원 출마를 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제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 광주 남구 송암동인데, 고향에서 출마하려고 합니다."

- 민주당 공천을 받으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으셨을 것같은데요.
"선거에 나가겠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당선가능성을 생각하면 민주당 공천을 받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당초에 뜻을 같이하는 몇몇 활동가들이 같이 고민을 해 왔는데, 지금은 저 혼자만 무소속으로 출마하려고 합니다. 당선가능성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의 경우에는 민주당이 시장부터 구의회까지 장악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광주남구의 경우에도 100%가 민주당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지역정치가 제대로 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제 생각으로 광주의 경우에는 민주당 이외의 다른 정당과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서 민주당 이외의 흐름을 만들고 주민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광주에서는 아주 새로운 시도가 되겠네요.
"그렇습니다. 새로운 경험이 될 것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광주 시민사회에도 그럴 것같습니다. 이번에 제가 도전하는 과정을 자료로 잘 남겨 두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 선거에 출마하시게 되면, 유권자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실 생각이십니까?
"보육문제, 교육문제, 노인복지 문제를 중심으로 지역의 주민들과 대화를 풀어가려고 합니다.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만들기 보다는 주민들과의 이야기 속에서 정책을 만들어나가려고 합니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쌓았던 정책역량이나 경험이 생활정책을 주민들과 같이 만들어나가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시민운동하시던 분이 돈도 없을 텐데, 어려움이 많겠네요.
"사실 돈이 없어서 선거사무실을 내는 것부터 고민하고 있습니다. 집기나 비품을 마련하는 것도 만만치 않더라구요. 아무래도 빚을 천만 원 정도 내야 할 것같구요. 다행히 아내가 지지해줘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바꿔 동네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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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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