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2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세종시 수정안' 끝장토론을 벌일 예정이어서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친이계는 의총 뒤 표결을 시도해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할 움직임이다. "원안 고수"를 외치는 친박계는 의총에는 참석하지만, 당 지도부가 표결을 밀어붙일 경우 전원 퇴장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애초 친박 내부에서는 의총을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의총마저 거부할 경우 "당내 토론마저 막는다"는 비판이 나올 것을 우려해 전술을 바꿨다고 한다.
한판 결전을 앞둔 두 계파는 결속을 다지고 있다. 의총을 소집한 친이계는 하루 전날인 21일 비공개 모임을 열고 발언자와 발언 순서를 정한 뒤 수정안 찬성논리를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친이계는 '친박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세종시 절충안'으로 친박계가 흔들린 지금을 호기로 보고 있다. '적전분열'을 파고들어 수정안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셈법이다.
친이 "지금이 좋은 기회"... 친박 "원안 관철"
하지만 친박계는 오히려 뭉치는 양상이다. "절충안이 부결되면 수정안 찬성"이라고 밝힌 김 의원을 사실상 친이계에 투항한 인물로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친박계는 원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전의를 불태우는 중이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의총에서 원안과 수정안, 절충안을 차례로 꺼내놓고 갑론을박 한 뒤 표결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표결이 성립된다면 수정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뒤늦게 제출된 김 의원의 절충안에 대해 친이계나 친박계는 모두 고개를 젓고 있다. 원안이 표결에 붙여지더라도 숫적 열세인 친박계가 관철시키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따라서 당론 변경 표결에서 수정안이 통과될 공산이 가장 크다.
그러나 친박계의 동의없는 수정안 통과는 한나라당을 파국으로 몰아넣는다는 점이 당 지도부의 가장 큰 고민이다. 표결에 불참할 친박계가 야권과 힘을 합치게 된다면 본회의 통과도 장담할 수 없다. 혼란이 가중될 경우 당이 사실상 두 조각 나는 '참화'를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안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청와대와 발을 맞춰야 하는 것도 고민이다. 청와대는 3월 2일 세종시특별법 전부개정안 등 5개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뒤 늦어도 둘째주까지는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어떻게든 이달 중으로 세종시에 대한 당론을 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청와대와 친박' 사이에 낀 한나라당 지도부와 친이계가 이날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0.02.21 21:27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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