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뉴스게릴라 여러분. 우리는 지금 한국언론문화를 개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 언론사의 한 획을 긋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언론이 그간 당연시해 온 '뉴스에 대한 기본 생각' 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오늘, 2010년 2월22일, 우리는 자랑스럽게 선언합니다. 우리가 꾸었던 꿈은 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는 이제 생경하지도 무모하지도 당돌하지도 않습니다. 상식이 되었고, 문화가 되었습니다. 727명으로 시작한 시민기자는 6만2천여 명이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지난 10년간 실린 기사는 42만8441개입니다. 그 기사 하나 하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징검다리였습니다. 시민기자와 상근기자들의 '환상적 결합'은 20세기의 특권적 저널리즘만 바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꿨습니다. 기존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말을 걸었고, 단 한 명이 켜든 촛불을 광화문의 대합창으로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참여민주주의의 확산이었습니다. 우리가 '모든 시민은 기자다'로 언론계에 뿌린 참여민주주의의 씨앗은 화려한 꽃으로 피어났고, 정치·경제·문화 영역에도 참여민주주의를 확장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마이뉴스> 10년 성과의 핵심을 '시민참여저널리즘의 실현과 참여민주주의에의 기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42.195킬로미터 풀코스를 완주하려는 마라토너의 심정으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꿈을 꾸고자 합니다.
첫째, 오마이뉴스 광장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겠습니다.
급변하는 인터넷환경 속에서 시민기자들이 더 쉽고, 편리하고,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영향력있고 의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광장이 되도록 혁신을 계속하겠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발언이 더 효과적으로 세상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오마이뉴스>다운 수익모델을 만들겠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뉴스의 생산과 유통 방식에서 뉴미디어라는 이름에 걸맞은 혁명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수익모델 측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자발적 유료화, 좋은기사 원고료주기 등을 시도했지만 전체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았습니다. 전체수익의 상당부분을 기업의 광고나 협찬에 의존한다는 점에서만 보면 그동안의 <오마이뉴스>는 올드미디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2009년 8월부터 '정기적인 자발적 유료 구독회원'인 10만인클럽 모집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약 7400여 명이 동참했습니다. 우리는 10만인클럽의 지속적 확장과 <오마이뉴스>다운 수익모델의 개발 등을 통해 전체수익의 70% 이상을 독자와 뉴스콘텐츠에 기반한 수익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셋째, 우리사회가 어디로 가야할지, 제대로된 대안을 만들기 위해 <다시 공부합시다> 문화를 선도하겠습니다.
양극화, 남북분단, 지구촌 위기 등 우리 사회엔 난제들이 겹겹이 싸여 있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가는 학자, 싱크탱크, 시민단체 등과 손잡고 심층기획 기사를 연재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다시 공부하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우리가 10만인클럽 회원을 모집하는 것은 단순히 유료독자회원을 확보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사회를, 지구촌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공부하는 시민 10만 명을 조직하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한 달에 4차례씩 해온 10만인클럽 특강을 더욱 알차게 하고, <고전에서 현실읽기> 강독회를 3월부터 시작하고, 강화도에 마련한 오마이스쿨에 더 다양한 공부 프로그램을 만들겠습니다.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시민' 10만 명이 늘 공부하고 실천하면서 대안을 만들어낸다면 무슨 일인들 못하겠습니까?
넷째, 초심을 잃지 않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의미있는 언론사 가운데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0년 전 창간사의 정신을 되새기겠습니다. 우리는 페이지뷰가 많은 사이트, 돈을 많이 버는 회사를 꿈꾸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바르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오마이뉴스>를 창간했습니다. 그 초심을 심장 속에 간직하고, 외적 성장을 위해 시대와 독자들이 명령한 <오마이뉴스>의 사명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작더라도 아름다운 언론사가 되겠습니다.
2010년 2월 22일, 오늘 우리는 42.195킬로미터 마라톤 중에 이제 막 10킬로미터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 셈입니다. 지치지 않으려면 신명이 나야겠지요? 시민기자, 독자, 10만인클럽 회원, 상근직원, 주주 여러분, 그동안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여민주주의의 완성을 향해 우리 서로 신명을 주고받으며 열심히 달립시다.
2010년 2월 22일
창간 10주년을 맞이하며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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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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