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새로운 삶을 보여주고 있는 세 권의 책

[리뷰]<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20대 컨셉력에 목숨을 걸어라>,<지속가능한 딴따라질>

등록 2010.02.28 20:02수정 2010.02.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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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0대를 지칭하는 명칭이 정말 많다. 88만원세대, 이태백, 청년실신 등 대부분 현재 20대의 삶을 우울한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들고, 안정적인 삶과 일자리를 얻기 힘들고, 미래의 희망을 품을 수 없는 것이 현재 20대의 현실이다.

하지만 20대가 동네북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 시대의 희생양이 되어 하루하루를 전전긍긍하며 살 수는 없다. 시대적 상황으로 봐서 현 정부가 20대의 삶을 보장해주지는 않을 것 같다. 청년 실업을 극복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청년 인턴제는 6개월 짜리 아르바이트를 더 늘린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반값 등록금을 실행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반값은 커녕 등록금은 해가 가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물론 취업 후 상한제가 생기긴 했지만 20대는 취업도 힘들고 취업을 하더라고 하루하루 먹고 살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텐데 어떻게 취업후에 등록금을 갚을 수 있겠나?).


정부뿐만 아니라 기성세대 또한 20대의 삶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70, 80년대 20대를 보낸 그들은 현재 사회 각계 각층에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 정부, 기성세대 모두 20대의 삶에 대해 외면하고 있다면 누가 20대를 도와줄까? 그 답은 어느 누군가가 주지 않는다. 진짜 답은 20대 스스로 현재 삶에서 찾아야 한다. 그 돌파구는 무엇인가? 아래에 소개 할 세 권의 책을 통해 현재 20대의 삶의 대안을 이야기 해보자.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우석훈>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우석훈>레디앙
<88만원 세대> 라는 책을 통해 일약 스타가 된 우석훈씨가 2009년 9월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라는 책을 썼다. 우석훈씨는 <88만원세대>를 서술하고 20대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작가가 미안함을 느꼈던 것은 구체적인 대안 없이 20대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우울한 얘기만 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작가는 고심을 하다 20대의 삶에 대한 대안을 얘기 하는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라는 책을 쓴 것이다.

이 책의 부재는 88만원 세대 새판짜기다. <88만원세대>와 달리 이 책에서는 20대의 삶에 대한 대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저자는 20대 삶을 20대 스스로 돌파해 나가기 위한 두 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는 시민운동을 통해 20대 스스로가 자신의 권리에 대해 쟁취해야 한다는 것. 둘째는 지금부터라도 20대 지방 정치인과 정당을 만들어서 20대의 요구를 관철하는 정치적인 활동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시민운동과 정치운동을 통해 새로운 진을 짜는 것보다 지금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20대들이 사적인 관계를 뛰어 넘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 대학 사회를 들 수 있다. 요즘 대학에는 동아리, 학생회 등 대학생들이 모여 놀이를 즐기고 새로운 일을 벌이고, 친구를 사귈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런 공간이 하나 둘 없어지자 대학생들은 모든 문제를 가족과 해결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가족 이외(사적 관계)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사회적 관계)가 점점 사라지게 된다. 사회적 관계의 실종은 현재 대학생들의 삶을 모두 개별화 시켜 현재 20대의 문제 또한 개인의 능력의 문제로 치부하게 되었다.

우석훈씨는 이 책을 통해 대학사회 뿐만 아니라 현재 20대들이 사회적 관계를 나눌 수 있는 공간과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책의 부록으론 현재 사회적 관계를 나누고 대안적 삶을 살고 있는 20대들에 대한 얘기도 함께 실려 있다.


20대 컨셉력에 목숨을 걸어라!

 <20대 컨셉력에 목숨을 걸어라 -한기호>
<20대 컨셉력에 목숨을 걸어라 -한기호>푸른숲
다음 소개 할 책은 출판평론가이자 마케터로 활동 하고 있는 한기로씨의 <20대 컨셉력에 목숨을 걸아라!>이다. 책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 서적 같다.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하는 20대 삶에 대한 해답이 자기계발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따라 하자 라는 것이거나, 재테크와 주식투자를 잘해서 부자가 되자는 어쭙잖은 결론이 아니다.

저자의 결론은 컨셉력을 가지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글을 쓰라는 것이다. 컨셉력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넘어서, 지식의 편집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 바로 '컨셉력'"이라는 것. 그는 "컨셉력이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하면 편집을 잘하는 힘이다.  다양한 소재를 조합해서 각각의 소재의 가치를 끌어내면서, 그 조합을 통해 더욱 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컨셉력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컨셉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를 조합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지식은 오로지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가 공유 되고 있지만 책 만큼 깊이와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인터넷 지식을 전적으로 믿지 말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리고 저자는 책을 읽은 후 꼭 리뷰를 작성하라고 말한다. 글을 쓰되 개인적 일기장에 남기는 생각이 아니라 남들에게 보여주고 그것을 출판 하겠다는 각오로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을 통해 타인의 지식을 백날 흡수해봤자 자신이 소화하지 못하면 자기 컨셉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의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현재 20대들의 우울한 삶을 바꾸기 위해서 조급해 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대학생인 20대 초반 4년 동안 400권의 책을 읽고 그 이후에 미래의 삶에 대해 자신의 컨셉력으로 승부하자고 제안한다.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지속가능한 딴따라질-붕가붕가레코드>
<지속가능한 딴따라질-붕가붕가레코드>푸른숲
2009년 대중가요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밴드에 대해 들어 봤을 것이다. 21세기 음악이라고 하기엔 복고적인 사운드와 엉뚱한 퍼포먼스, 20대의 일상을 질퍽하게 쓴 노래 가사 등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은 2009년 세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럼 혹시 장기하와 얼굴들이 소속된 기획사의 이름을 들어봤나? 많은 사람들은 장기하와 얼굴들 정도면 인디밴드 중에서도 유명한 기획사에 소속 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장기하가 소속된 기획사는 '붕가붕가레코드'라는 작은 회사이다.

2009년 10월 붕가붕가레코드에서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라는 책을 냈다. 처음 이 책을 딱 봤을 땐 장기하 이야기로 가득차 있을 거라 생각됐다. 왜냐하면 표지에 떡 하니 장기하 얼굴이 나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장기하에 대한 얘기로 가득 찬 책이 아니다. 붕가붕가레코드에서 말하는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 어떻게 탄생했고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붕가붕가 레코드는 대학교에서 알고 지내는 밴드, 음악 관계 동아리 등의 사람들이 모여서 시작된 취미 활동이었다. 취미 활동으로 시작한 일이 지금은 전업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붕가붕가 레코드는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라고 부른다.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 가능하기 위해서 붕가붕가 레코드에서 정한 규칙이 있다. 일단 대형 기획사와 같이 대공업적 작업을 통해 음악을 만들지 않는다. 그들은 뮤지션, 사장, 매니저 등 지위를 막론하고 음악을 녹음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서 시디를 포장하는 작업까지 손수 한다. 특히 시디를 만드는 작업이 인상 깊었는데, 라벨지, 비닐, 시디 굽는 기계 등을 직접 이용하여 음반을 제작하였다.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다 보니 붕가붕가 레코드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것은 붕가붕가 레코드가 현재와 같은 딴따라질을 지속할 수 있는 그들만의 방법이었다.

붕가붕가레코드는 취미 활동이 직업으로 가능 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삶의 방식은 현재 20대들에게 새로운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주 초라하고 소박한 방식으로 음악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사회에 진출해서도 계속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20대 컨셉력에 목숨을 걸어라>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총 세권의 책을 통해 20대의 삶에 새로운 해결책과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얘기 해보았다.

혹시 이 글을 읽고 '나는 20대 후반 혹은 대학을 졸업하고 벌써 취업 현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내 얘기는 아니다'라고 하시는 분이 있는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현재 자신의 삶을 책을 통해 성찰하고 주위의 친구들과 노닥거리고 일을 벌일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보자!

"가만히 당할 수 없잖아?"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88만원세대 새판짜기

우석훈 지음,
레디앙, 2009


#혁명은이렇게조용히 #지속가능한딴따라질 #장기하와얼굴들 #20대컨셉력에목숨을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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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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