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 박재범군의 영구탈퇴소식을 들었다. 밝힐 수 없는 사생활을 운운할 수밖에 없는 JYP의 입장이 이해 안 가는 바는 아니지만, 성인의 사생활을 이유로, 다분히 상업적 고려가 역력한 타이밍에 맞추어, 탈퇴를 공표하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많은 팬들의 항의 역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JYP는 그들 스스로의 고백처럼, 다만 시기와 내용의 문제일 뿐 박재범의 복귀를 당연시 하고 있었다. 그러했던 그들이 '결코 밝힐 수 없는 사생활' 때문에 '공식적'으로 박재범을 영구 탈퇴시켰다는 것은 최소한 두 가지 측면에서의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우선적으로 JYP는 결코 밝힐 수 없는 사생활이라면 결코 언급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러한 레토릭은 기본적으로 모순이며, 협박이다. 뭔가 있다는 식의 냄새는 풍기면서 '알면 팬 여러분, 너희들도 다쳐'라고 말하는 투다. 본질적으로 이러한 태도는 아이돌을 '아이들'이라 보는 시선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결국 핵심은 회사의 이해타산 때문이면서도 마치 이 모든 것이 나머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처럼 위장하고 있는 셈이다.
사생활과 연예활동을 같은 선상에 놓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물론 이 부분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꽤 오래 전 GOD로 활동하던 박준형은 배우 한고은과 열애 당시 기획사의 과도한 사생활 개입에 항의하며 자신이 자신의 사생활쯤은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울먹이며 언급하기도 했던 것처럼, 이 땅에서 아이돌 스타를 조련한다는 대부분의 기획사들은 사생활과 연예활동을 언제나 같은 선상에 놓고 있다.
물론 연예인의 사생활이 연예활동 자체에 전혀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문제적 사생활로 연예활동을 포기하거나 포기 당하는 것이 당연한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때 마약에 빠졌던 비틀즈와 약물중독과 성적추문이 그치지 않았던 엘비스 프레슬리로부터, 아동성추행으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마이클 잭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타들이, 사생활에선 그다지 모범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번 문제는 그의 사생활이 아니라. 사생활을 문제시 하는 소속사와 사회에 있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연예인이 법적 책임과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연예인이든 자신의 연예활동이, 법적 제재가 아닌 사회적, 도덕적인 문제로 규제되어서는 곤란하다. 그것이 어떤 문제이건 간에 법이 정한 영역 이외의 문제라면 그것은 철저하게 자신이 판단할 문제이다. 연예인에 대한 평가는 연예활동으로 하는 것이며 사생활에서의 문제는 그도 한 명의 사회구성원으로서 져야 할 책임만 충실히 지면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하였다시피 이러한 상황은 한국의 연예계에서 아이돌(Idol)의 의미가 '아이들'이란 뜻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돌 중 상당수가 20세를 전후한 법적 성인이거나 성인에 가깝다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관리와 교화의 대상일 뿐이다. 결국 아이돌에 대한 순수함의 강요는, 대중문화의 본질이 자극적이며, 저항적이며, 상업적이라는 점과 부딪히며 모순적 상황을 만들어낸다. 소녀시대와 2PM의 관능적이며 자극적인, 섹스어필함에 광란하면서도 TV밖에서는 그들에게, 눈부신 순수와 순결을 요구하는 것이 오늘 우리 연예계의 변태적 현실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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