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뇽의 슬픈 눈망울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로드킬 당할 뻔한 도롱뇽이 두 준을 내리깐 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다.
정수근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도롱뇽의 슬픈 눈망울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녀는 시멘트 포장길 한가운데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바로 로드킬을 당할 뻔한 것이었습니다.
오늘(6일) 아침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모처럼 산책길에 나서서 뒷산을 가볍게 한바퀴 돌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산을 다 내려왔는데, 아내가 갑자기 놀란 표정으로 말하더군요. 길가에 개구리가 한 마리가 죽어있다고 말입니다.
"웬 개구리?" 하고는 그곳을 응시해봤더니 정말 뭔가가 시멘트 포장길 한가운데에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녀는 도롱뇽이었습니다. "아, 이런 도시에 웬 도롱뇽이란 말인가"란 탄성이 절로 나오는 순간 이내 그 탄성은 잦아들고, 그녀의 슬픈 눈망울을 응시합니다.
뒷다리가 차바퀴에 살짝 치여 망가지고,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 채로 오도 가도 못하고 널브러져 있는 그녀는 그 큰 두눈을 내리깔고는 체념의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 슬픈 눈망울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응시하는 있는 듯했습니다. 너무나 슬픈 풍경이었습니다.
아마도 개구리가 잠을 깬다는 경칩에 그녀는 땅 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첫날, 굴에서 기어 나오다가 차에 치인 듯했습니다. 도랑으로 들어가 수영도 한번 못 해본 채, 잠을 깨자마자 죽음의 경계에 서게 된 것이지요. 그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우면서 한편으로 와락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