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8인 투표라는 6·2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상당수 예비후보자들이 선거캠프를 책임질 핵심요원을 구하지 못하는, 때아닌 구인난을 겪고 있다.
반면 선거 브로커들이 전문가임을 자처하며 선거캠프의 문을 두드리는 등 활개를 치고 있어 자칫 휴유증도 우려된다. 이들 대부분은 선거캠프 합류조건으로 거액을 요구하거나 당선이후 보상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
현재 광주·전남선관위에 등록을 마친 광역·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교육감, 교육의원에 나서는 후보는 545명. 아직까지 등록을 미루고 있거나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예상 후보까지 계산하면 줄잡아 1천여명이 선거 캠프를 차려야 한다.
선거캠프는 총선이나 지방선거 캠프 지휘 경험이 있는 인물을 물색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인재를 만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 특히 현직단체장과 달리 처음 선출직에 도전하는 예비후보들은 아직까지 참모다운 인물을 구하지 못해 이렇다할 진영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지인의 소개로 참모진을 꾸렸다가 신통치 않아 해체 하고 지금은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지휘하고 있다. 또 다른 예비후보는 이 분야 전문가라는 인물을 소개 받았지만 주변의 평판이 썩 좋지 않아 공천결과에 따라 다시 참모진을 꾸릴 계산이다.
선거문화가 인터넷 중심으로 바뀌면서 선거캠프 대변인 역할을 담당하는 홍보 전문가도 귀하긴 마찬가지다. 새로운 홍보팀을 꾸려야하는 정치신인들은 대 언론을 상대해야할 홍보팀의 특성상 전 현직 언론인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선거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언론인의 특성상 당선 가능성을 저울질 하며 쉽사리 선거판에 뛰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일간지 정치부기자 활동을 하면서 선거 캠프로부터 러브콜을 한두 번쯤 받아보지 못한 기자는 드물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같은 인재난이 가중되면서 자칭 전문가를 자처하는 선거 브로커들의 불법 행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확인되지 않은 자신들의 공적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당선을 장담하며 거액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 공직선거법을 악용하는 '선 자원봉사, 당선 후 보상'이라는 달콤한 제안도 이들의 수법중 하나다.
그러나 급한 마음에 자칫 이들의 제의에 선뜻 응했다가 당선 후 보상문제 등이 불거져 낭패를 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선거를 한두 번 치러본 후보라면 전문 브로커들의 수법이나 사후 그들의 노골적인 요구형태에 말려들 공산을 크지 않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1인8투표라는 선거전이 치러지면서 인재난을 겪고 있는 후보군들에게는 그야말로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공직선거법에 의한 정정당당한 대결로 성숙한 선거문화를 이룩할 수 있을지, 우선 급한 마음에 선거브로커들에 휘둘려 선거 후 크고 작은 휴우증에 시달릴지는 후보자들의 몫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호남매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3.10 18:25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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