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전방문을 두고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서 지역민심을 들으려는 진심은 보이지 않고, 알맹이도 없어 지역민들에게 실망만 주고 갔다는 지적이다.
동시에 '세종시 원안사수'와 'R&D특구 확대 지정 반대' 등의 지역민심을 전달해야 할 대전시장은 이 같은 발언은 뻥끗도 하지 않은 채, MB어천가만 불렀다는 주장이다.
이재선, 권선택, 이상민, 임영호, 김창수 등 대전지역 자유선진당 국회의원 5명은 10일 오후 대전시당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명박 대통령과 박성효 대전시장을 싸잡아서 비난했다.
우선 이재선 의원은 "지역여론을 듣겠다고 200여명을 초청하면서도 야당의원들에게는 초청장도 한 장 안 보낸 대통령과 대전시장의 속 좁은 면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며 "이는 의회정치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박성효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못 받을까봐 그런지 몰라도, 지금 이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인 '세종시 원안 사수'와 'R&D특구 대구·광주 확대 지정'에 대해 말 한마디 못했다"며 "시민을 대변하지 못하는 사람이 시장을 하고 있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맹비난했다.
"오로지 MB어천가만 부르다 끝난 자리였다"
권선택 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대통령은 오늘 '굽어진 것을 바로 펴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으라고 대통령을 시켜줬나 보다'고 말했는데, 바로 세종시 수정이 굽어진 것이다, 이것을 우선적으로 빨리 펴야 한다"면서 "R&D특구 발언도 정치논리로 과학을 말해서는 안 된다, 광주와 대구로의 특구 확산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행태를 보면 망상과 광기의 정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고, 눈 감고 귀 막고 오로지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자기주장만 하는 대통령"이라면서 "할 수만 있다면 도요타 자동차처럼 리콜을 하고 싶은 게 국민들의 심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대통령은 오늘 '대전이 과학의 중심축'이라고 말했는데, 대구에 가서는 대구와 광주에 특구를 지정하라고 지시하고서 대전에 와서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이런 말을 하고 있다"며 "가는 곳마다 알맹이 없이 인기영합성 발언만 쏟아내는 이런 식의 국정운영은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박성효 대전시장에 대해서도 "대전시민을 대변하고, 권익을 지켜가야 할 시장이 그런 식으로 대전시민의 자존심을 팔아먹고 대통령에게 아첨이나 하려면 시장 뭐 하려 하느냐"면서 "대체 표는 시민이 주는 것이지 대통령이 주는 것이냐"고 말했다.
임영호 의원도 "제발 좀 대통령께서 정신 좀 차려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고, 김창수 의원도 "오로지 MB어천가만 부르다 끝난 자리였다"고 비난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 야5당도 MB방문 맹비난
이 뿐만이 아니다. 대전지역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과 6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민주회복, 국민생존권 쟁취 대전비상시국회의(이하 시국회의)'도 이날 오후 대전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민심 외면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시국회의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늘 이 대통령의 대전 방문과 관련, 지역민들은 세종시를 비롯한 즐비한 국정 현안에 대해 속 시원한 답변을 듣기 바랐다"면서 "그러나 오늘 대통령은 세종시를 염두에 둔 듯 정치적 논리보다는 국가백년대계를 놓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대전·충남 시·도민들의 이해를 구하기에 급급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다시 한 번 강조컨대,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논란을 가지고 정치적 논리니 국가백년지대계니 하는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면서 "행정도시 건설이야말로 지역의 이익에 앞서, 수도권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민적 합의와 여야합의에 의해서 추진되고 있는 국가 백년지대계를 위한 국책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시국회의는 또 박성효 대전시장에 대해서도 "지역을 대표하는 시장으로서 세종시 문제나 지방재정 문제 등에 대해 책임 있는 입장조차 밝히지 못한 것은 지역민들의 염원과 기대를 대변 못한 것"이라며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전·충남·북 시민·사회단체와 연기·공주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비대위'도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대전을 방문, '정치적 논리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세종시 수정 강행의지를 거듭 밝혔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더 이상 충청권을 농락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2010.03.10 18:40 | ⓒ 2010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공유하기
"민심 듣기는 외면하고, 'MB어천가'만 부른 자리"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