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신 계승'을 내세우며 출범한 국민참여당 소속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 전 장관은 10일 오후 4시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과 어른신들을 행복하게 하고, 여성과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도정을 펴겠다"고 출마의 뜻을 분명히 했다.
유 전 장관은 "두려움과 설렘을 안고 경기도지사직에 도전한다"고 말문을 연 뒤,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의 오만과 독선, 무능과 폭정을 심판해 일그러진 국정을 바로세울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경기도지사 출마 계기에 대해 유 전 장관은 "당에서 오랜 검토 끝에 많은 논의를 거쳐 출마를 결정하게 됐다"면서도 "아직 예비후보 등록할 서류와 돈도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라고 말해 개인적 결심은 최근에야 이뤄졌음을 토로했다.
정책 공약 발표도 "조금 있다 하겠다"면서 미뤘다. 유 전 장관은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예비후보로 출마했을 때 나름대로 국가발전의 전략을 말씀드렸고, 당시 여러 가지 국가 정책과 생활 공약을 말씀드렸다"며 "거기 토대를 두고 경기도의 여러 현안을 살펴 중요한 정책공약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이번 선거에서 '사람을 섬기는 경기도'를 화두로 내세웠다. "사람을 잘 섬기는 행정이 제일 중요하다. 사람을 잘 섬긴다는 것은 도민들의 여러 가지 다양한 소망, 욕구를 자유롭게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드리는 걸 말한다. 그래야만 인재가 경기도로 오게 돼 있다."
유 전 장관은 "신생정당이라 여러 가지 정책, 인재 모두가 부족하다"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좋은 정책과 많은 인재를 보유한 정당으로 뿌리내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유 전 장관은 "저는 도지사가 되기 위해 출마했고, 야권단일후보로써 꼭 경기도지사 선거에 승리하고 싶다"면서 "그게 현재 제 결심이고, 저의 의지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고 역설했다.
야권의 후보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유 전 장관은 "저보다 한나라당에 맞서서 승리할 수 있는 분이 검증되면 따르겠다"면서 "어떤 방식이든 반드시 진보개혁진영의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는 대의를 꼭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래는 유 전 장관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 유 전 장관이 출마해 지금까지 이명박 대 반 이명박이었던 선거구도가 이명박 대 노무현 구도로 되는 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명박 대 노무현 구도가 아니라 김문수 대 유시민 구도가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김문수 지사와는 수십 년 전부터 가깝게 지냈고, 가족간에도 다 아는 사이다. 훌륭한 분이고, 도정도 원만하게 이끌고 계시다고 본다. 김문수 대 유시민이 되느냐, 아니냐는 잘 모르겠지만, 김 지사께서 조속한 시일안에 출마의사를 밝혀 주시는 게 현직 도지사로써 합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민주당 경기도당에서는 유 전 장관의 경기도지사 출마는 도지사가 목표가 아니라 지분나누기에 목적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논평을 내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나?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다. 왔다 갔다 한다는 비판도 해주시는데, 그렇게 오해될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 검찰수사가 있는 걸 보면서 노 대통령을 따라 정치를 했던 사람은 이제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좌절감이 많았다. 그 때는 이젠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출마를 상당히 망설였다. 처음 서울시장 후보로 많이 얘기가 나왔는데, 한명숙 총리의 출마 결심이 확고하다는 걸 여러 달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서울시장 출마는 어렵다는 생각도 했다.
5개 당에서 기본협상이 이뤄지고, 계속 회피할 수가 없어 서울시장 출마를 할 수 없다고 말하게 됐고, 당에선 서울이 아니더라도 수도권 출마를 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최종적으로 어젯밤 결정을 한 것이다. 여기저기 저울질을 한 것으로 보였을 수 있다. 일부 정치인들이 언론을 통해 지분정치를 한다, 은평을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하시는데, 할 생각이 없다. 은평을 재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저는 도지사가 되기 위해 출마했고, 야권단일후보로써 꼭 경기도지사 선거에 승리하고 싶다. 그게 현재 제 결심이고, 저의 의지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 야권의 경기도지사 후보 단일화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민주당의 김진표 후보, 이종걸 후보,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 세분 다 도정을 수행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세분 중 어느 분이 하셔도 잘 하실 것이다. 그런데 네 명이 다 나올 수는 없다. 누구 한 사람만 나와야 도민들의 정치적 의사를 제대로 표출시킬 수 있다.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합의해서 후보를 정할 수 있으면 합의하고, 합의가 안 되면 경쟁방식으로 하자는 데 따를 생각이다. 저로서는 저로 합의하면 제일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저보다 한나라당에 맞서서 승리할 수 있는 분이 검증되면 따르겠다. 어떤 방식이든 반드시 진보개혁진영의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는 대의를 꼭 이뤄내도록 하겠다."
- 2013년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나?
"저는 꼭 경기도지사가 되고 싶다. 참여정부에서 하려고 했으나 능력의 부족, 여건의 불리함 등으로 못했던 사안들, 경기도가 당면한 여러 현안들을 경기도 차원에서 실현해 보고자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다른 생각없이 도지사 선거에 집중하고, 도지사가 되어 도정에 집중하는 4년을 지내겠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3.12 10:24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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