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모양 관아프리카 가나의 게 모양 관
림 박물관
'독수리, 물고기, 양파, 게 모양 관'
안내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 가나에서는 고인의 직업이나 소유하고 싶었던 물건 또는 내세에 다시 태어나고 싶은 동물의 모양으로 관을 만들어 매장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부의 경우 배 모양이나, 물고기 모양의 관을, 농부면 평소 기르던 작물의 모양으로 관을 만든다고 한다.
아트관은 모두 사람 한 명이 들어가 눕기에 충분한 크기였고, 열고 닫을 수 있게 윗 부분은 뚜껑으로 되어있었다.
사람 사는 일이 거기서 거기면서도 또 이토록 다른 풍습을 보면 내가 얼마나 좁은 세상에 갇혀 내 발끝만 쳐다보며 살아가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독수리와 물고기, 게 뱃속이나 양파 속에 들어가 누워있는 상상을 해본다.
관 속에 들어가 누울 때는 이미 이 땅을 떠나 아무 것도 모르게 되겠지만 살아오면서 품었던 꿈이나 소망 혹은 평생 해왔던 일과 함께 떠나고, 남은 사람은 또 그렇게 떠난 사람들의 꿈이나 소망, 일을 한 번 되새겨보면서 자기들 가슴 속 기억의 방에 떠난 사람을 새겨 넣는 것이리라.
얇은 가사 한 장으로 수백만 마디 말을 대신 들려주신 법정 스님은 물론이고, 갖가지 동물과 식물 모양의 관을 통해 사람이 살아가면서 꾸는 꿈과 정성 들여 해야 할 일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저 아프리카 가본 적 없는 나라의 알록달록 예쁜 관이 내게 묻는다.
'나 죽어 어디에 누워 이 땅을 떠나게 될까….' 내가 확실히 아는 한 가지, 그 대답은 그 누구도 대신 해 주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 삶은 결국 죽음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물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