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16일 제주지사 후보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로 정한 가운데, 우 전 지사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자신과 관련된 성추행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또,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 내에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을 의식한 듯, 모든 결정을 민주당 제주도 대의원들과 당원들에게 맡기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우근민 전 지사는 도지사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진행되는 가운데, 자신은 "성범죄 전력 갖고 있지 않고, 더더욱 성추행범은 결코 아니라"며, 여성부와 대법원이 자시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인정했지만 "아직도 할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억울한 사연을 다시 한 번 냉정하게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기사 '우근민 "성추행 한 적 없어... 무차별 정치테러 안타깝다"' 참조)
그에게 복당을 요청한 민주당에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던 때라, 그의 발언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고 말았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회의를 진행하던 영등포 민주당사 앞에서는 전국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우근민 전 지사를 선거연합의 걸림돌이라며 공천에 절대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 위원들도 다수가 그를 공천하는 일에 부정적인 뜻을 비친 걸로 알려졌다.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원장도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 우 전 지사의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하고 나섰다.
15일 방송에 출연한 박 위원장은 "보도에 의거하면 (성추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는 당의 요구와는) 다른 내용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방송에서 정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중앙당의 요구를 묵살한 우 전 지사의 발언에 대해 당 지도부 내에 불만이 팽배해져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이다.
16일 오전 11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연 우근민 전 지사는 자신은 "법원의 판결을 부인해 본 바가 없"고, "의도하지 않은 언행이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는 데 대하여" "답답한 심정을 밝혔던 것"이고, "성희롱 문제가 흉악한 중대 성범죄를 저지른 범인처럼 비난받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의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도민들과 제주지역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사과의 뜻도 전했다.
최근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의 분위기에 대해서 섭섭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14일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저의 경선자격 심사를 했다는 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았다"며, "당 소속이 아닌 (여성)단체들도 알고 있는 경선자격 심사 사실"을 당사자인 자신은 모를 수 있냐고 물었다.
그리고, "당의 운명이 걸린 선거와 같은 중대한 일에는 몇몇 분들에 의해 의사결정이 좌우될 수도 있는 일은 피해야 하며", "당의 주인인 당원들과 대의원들의 뜻과 의지가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반영이 되어야 한다"며 공심위에 의해 자신이 배제되는 상황을 경계했다.
또, "민주당 도지사 경선에 나서길 희망하는 예비 후보자들에 대한 자격 부여 여부 및 검증을 제주지역 당원들과 대의원들에게 맡겨 주시기를 건의"한다며, 구체적인 방법으로 "전당원 전수 여론조사 50%, 대의원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경선 방식"을 제안하며, "16일 오후 6시에 열리는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공식 안건으로 다뤄주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우 전 지사는 자신의 건의에 대한 "중앙당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면서 향후 선거와 관련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민주당 제주도당사에서 대기하겠고", "특정 몇몇 분에 의해 자의적으로 도지사 경선 자격 여부가 판가름난다면, 그에 따르는 문제 또한 전적으로 중앙당 지도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겨레>는 15일자 기사에서 최근 민주당 경선심사위원회가 우근민 전 지사를 민주당 지사후보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기사는 "공심위가 16일 저녁 회의를 열어 우 전 지사가 제주도지사 민주당 후보로 공천을 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쪽으로 결론을 낸 뒤 최고위원회에 최종 결정을 넘길 예정"이라는 한 공심위원의 말을 인용해서 전했다. 그에 대한 배제 결론은 "14일 긴급회의에서 이미" "공감을 이룬 것"이라고도 전했다.
우근민 전 지사가 중앙당에 도당 당원들만이 참여하는 경선방식을 제안하고, 도지사 경선 자격 여부가 소수에 의해 자의적으로 판가름 난다면 중앙당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자신이 공심의에 의해 배제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탈당을 감행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2010.03.16 17:06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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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후보에 대한 자의적 판단, 중앙당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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