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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취업후 상환제 전면수정과 등록금 상한제 도입을 요구하며 지난 1월13일 오후 국회앞에서 기습농성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취업후 상환제 전면수정과 등록금 상한제 도입을 요구하며 지난 1월13일 오후 국회앞에서 기습농성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MB식 등록금 허세, 결국 1원도 내리지 않았다.

등록금. 새내기의 절반 가까이가 대학을 선택 할 때 등록금 액수 때문에 고민한다. 대학 와서 가장 듣고 싶은 뉴스가 뭔지 물으니, 등록금 인하란다. 2010년 대학생 희망뉴스도 등록금 인하다. 등록금 내리자고 대학생들은 한창 꾸미고 싶을 나이에 머리를 깎는다. 등록금 좀 내려 달라고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 그것도 넘게 밥을 굶는다. 생전 해보지 못한 "투쟁"소리도 하고 팔뚝질도 냅다 해본다.

그래도 등록금이 안내려간다. 그런데, 웬일로 대통령 후보가 등록금 반값 해주겠단다. 기대치 않았던 정당도 적극적으로 "반값 등록금"을 외친다. 반드시 하겠단다. 기대치 못했던 얘기에 "설마"가 "혹시"로 "혹시"가 "아마도"로…. 그렇게 왠지 믿고 싶어지고 기대가 갔다. 하지만 결국 종착점은 "역시"다. 그런 말 한 적이 없단다. 등록금 액수를 깎겠다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란다. 말장난도 참…. 그래놓고도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는다.

반값 등록금 공약에 오리발을 내민 MB 정부는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라는 것을 발표했다. 돈 없어서 대학 못 다니는 일 없게 하겠다며… 호들갑스럽게 이름도 거창한 "친서민" 정책이라며 발표했다.

그간 "친서민"아니었던 거 알기는 아는가? 하면서 왠지 또 기대를 하게 된다. 약간은 그랬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나이다. 이자율은 5.7%에, 심지어 돈 갚을 때부터는 "복리"란다. 이자에 이자를 붙이고 금리를 최고 수준으로 잡은 셈이다. 무이자 이런 걸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다. 그동안 있었던 소득별 이자 지원도 사라졌다. 군대 가도 이자 붙고 B학점 아래로는 신청도 못한다. 그래놓고 또 "든든 학자금"이라고 어찌나 곳곳에 선전을 하는지…. 정말 허세로는 1180억 홍보비를 때려 붓는 서울시장 뺨친다.

지방선거만 와봐라... 대학생은 이를 간다

등록금액 상한제도 안 된단다. 기껏 여야 교과위 국회의원들이 등록금 액수 제한 두자고 합의하니까 안 된단다. 등록금 인하시키는 금액 상한제는 퇴짜 놓고 등록금 인상시키는 인상률 상한제는 오케이다. 도대체 반값까지 아니라도 단 1원이라도 내려 봐야겠다는 생각이 있긴 한 걸까?

추경이라도 편성하지 싶었다. 작년의 슈퍼추경 같은 추경 예산 밀어 넣어 혹시 등록금 좀 깎아 주지 않을까 또 헛된 기대를 했다. 그래도 지방선거도 있는데, 대학생들 표도 있는데 설마 시늉이라도 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추경편성도 없단다. 부자감세로 5년 동안 96조나 세수가 줄어도 4대강에 22조 원을 밀어 넣더니 고등교육 예산은 11년 만에 1700억 깎아버렸다. 그래놓고도 추경편성은 없단다.

됐다. 지방선거가 있다. 대학생은 이를 악물고 또 이를 간다. 나 대학 보낸다고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알아보시는 어머니 생각하며, 1년 동안 알바한 돈 등록금으로 고스란히 쏟아 붓고 1년 후에 또 휴학하는 친구 생각하며, 자식 대학 보내느라 정년퇴임하고도 일자리 다시 알아보시는 아버지 생각하며, 졸업도 하기 전에 잔뜩 쌓인 나의 빚더미를 생각하며….

지방선거만 와봐라… 이를 갈고 또 간다. 온갖 허세를 다부리더니 결국 1원도 내리지 않는 등록금 고지서를 보며, 외국에서는 2%로 등록금 대출 해준다더라, 대학까지 무상 교육 나라도 많다더라… 이런 말 들으며 우리나라가 싫어지고 우리나라 대통령은 더 싫어진다.

등록금 안 내릴 거면 허세라도 관둡시다. TV에서도 속 시원히 한마디 거들지 않는가? 이든저든 다 됐고, 쿨하게 깎아 줬으면 한다. 대학생이 원하는 건 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