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랭킹이 급등했다!내 블로그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이동수
▲ 블로그 랭킹이 급등했다! 내 블로그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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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에 만들어 놓은 내 블로그가 '오늘랭킹' 6위란다. 약 2만5000여개 블로그 중에서 6위라니!(17일 오전 11시 현재) '전체랭킹'은 1309위로 나타났다. 물론 이 현상은 16일부터 갑자기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평소 내 블로그는 기껏해야 '오늘랭킹' 2000위 밖에서, '전체랭킹'은 4000위 밖에서 얼쩡대던 '별 볼 일 조금 밖에 없는' 블로그였다.
도대체 내 블로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더욱이 요즘 일이 좀 바빠서 블로그에 글 올리기를 소홀히 했는데.
정답은 인터넷에 있었다.평소처럼 인터넷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보니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눈길을 잡아 끄는 기사가 있다. 내용인즉, 문광부가 일명 '회피연아' 동영상을 유포한 누리꾼들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는 것이다.
"...'회피 연아' 동영상 유포 누리꾼에 대한 경찰 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에 확인해 본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동영상을 유포시킨 누리꾼들에 대해 종로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누리꾼이 해당 동영상을 유포하면서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했기 때문"이라며 "실제 동영상을 봐도 유인촌 장관이 자연스럽게 어깨를 두드려주며 김연아 선수를 격려하는 모습이었는데, 그걸 포옹이라고 해석하며 조롱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수사 의뢰 이유를 설명했다...."
이미 많은 누리꾼들이 알고 있듯이 '회피연아'라 이름붙여진 동영상(사실은 GIF 애니메이션)에는 유인촌 문광부 장관이 김연아 선수를 포옹하려 하자 혹은 껴안으려 하자 김연아 선수가 몸을 빼는 모습이 나타나 있다.
또한 다른 블로그에는 유인촌 장관이 오서 코치를 포옹하고 그 뒤에 김연아 선수가 '으르릉~' 하는 표정의 사진과 그 직후 유인촌 장관과 포옹한 오서 코치와 얼굴이 마주치자 김연아 선수가 어정쩡한 표정으로 '호호' 웃음을 짓는 사진이 있다.
그 사진들을 보면 위 기사에 인용된 문광부 관계자의 표현과 달리 김연아 선수를 격려하려고 '자연스럽게 어깨를 두르려' 줬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껴안으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이 동영상과 사진들은 누리꾼들에게 즉각적인 관심을 끌어 순식간에 퍼진 듯하다. 나도 마침 선수들의 일정과 몸 상태를 배려하지 않는 무리한 입국과 환영식이 못마땅했던지라 관련 내용을 블로그에 올려놨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제 오늘 블로그 랭킹이 급상승한 까닭은 '회피연아' 때문이다. 문광부가 '회피연아'를 경찰에 수사의뢰했고 내 블로그에 있는 '회피연아'에 대한 사진이 많은 누리꾼들에게 검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 검색어 유입 순위에서 보여지듯 90% 이상이 '회피연아'와 관련된 검색으로 내 블로그를 찾아 온 것이다.
사실 한동안 눈길을 끌던 그 사진과 동영상은 이미 한풀꺾인 상태였다. 그런데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그것은 누구인가? 음모론을 빗대어 이야기한다면 어쩌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발언'이 자꾸 많은 국민들 관심을 끌자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상황을 일으킨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마저 든다.
그만큼 문광부의 이번 경찰수사 의뢰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가고 또 이 정부와 문광부 장관에 대한 진정성을 믿기 어려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분명히 밝히지만 유 장관이 동계스포츠 선수단 입국하는 자리에서 행한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관으로서 자연스러운 격려라고 하지만 김연아 선수가 회피함으로써 자연스럽지 못한 상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또한 선수 일정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입국을 조처한 당국 처사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감정들이 누리꾼들에게도 비슷하게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회피연아' 동영상과 사진이 누리꾼 사이에 화제를 끌게 된 것이다.
나 또한 그래서 '회피연아' 사진과 '으르릉연아' 사진과 '호호연아' 사진을 보자마자 그 자체가 통쾌한 풍자요, 현 문광부 장관에 대한 '감정'들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블로그에 올려놓았다.
문광부 장관과 관료들은 그런 의미도 모르는 것인가? 그 속에 담긴 뜻을 새겨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할 생각은 않고 그와 관련된 누리꾼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하니 답답할 뿐이다.
과연 21세기 인터넷 바다에 강제의 쇠그물을 던져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 나라의 문화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으로 있다는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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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작은책에 이동슈의 삼삼한 삶 연재. 정신장애인 당사자 인터넷신문 '마인드포스트'에 만평 연재중. 레알로망캐리커처(찐멋인물풍자화),현장크로키. 캐릭터,만화만평,만화교육 중.
*문화노동경제에 관심. 현장속 살아있는 창작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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