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여론조사를 게재한 울산의 한 일간지가 한나라당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것이 드러나 대표 등이 검찰에 구속된 가운데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며 검사장 출신인 최병국(울산 남구갑) 의원이 수사 중인 울산검찰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이 검찰에 기소될 경우 당원 자격이 정지되면서 공천 신청 자격이 없어지기 때문에 지역 정가가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서다.
현재 울산지방검찰청은 돈을 준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차례로 소환조사했고, 혐의를 부인하는 일부 기초단체장에 대해서는 자택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울산제일일보>는 "지난 13일 오전 검찰 고위관계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진 최병국 의원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선출직들이 선의의 피해자 처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잘 해결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해 선별구제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울산민노당은 18일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의 자중과 사죄를 요구했다.
울산민노당은 "최병국 국회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검찰의 고위관계자를 만났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며 "무슨 관계로 만났고, 어떠한 자격으로 만났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본인의 인터뷰 내용으로 짐작해 보면 금품여론조사 사건에 대해 얘기가 오고 갔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자당의 기초단체장과 시구의원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는 조건에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고 하더라도 최 의원의 검찰 고위관계자 접촉은 매우 부적절한 만남"이라며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울산민노당은 또한 "한나라당 시당위원장과 소속 국회의원들이 원칙적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선의의 피해자, 억울한 피해자라는 표현으로 검찰의 선별수사를 강조하고 나섰다"며 "검찰의 결과가 이미 선별구제로 방향을 잡았다는 풍문에 한나라당이 원인제공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검찰은 조만간 기소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이지만 부적절한 만남을 통해 의혹을 유발하고 불필요한 발언을 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태도가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시민들은 이번 사건에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 사건의 방향과 결과에 더욱더 주목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이번 사건의 처리결과가 이명박 정부의 3대 비리 척결의 바로미터이며 과연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얼마나 과감히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울산민노당은 "다시 한 번 검찰의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를 촉구함과 더불어 한나라당의 자중을 당부한다"며 "검찰관계자를 만나는 행위나, 사건에 대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불필요한 발언을 삼가라"고 촉구했다.
김창현 민노당 울산시당위원장은 "한나라당은 수사 결과에 상관없이 금품여론조사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한다"며 "조금이라도 비리에 관련 있는 자에 대한 공천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병국 한나라당 의원 울산사무실은 "최 의원이 그런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왜 그런 기사가 나왔는지 우리로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3.18 17:57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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