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곰플레이어' 어플리케이션 실행화면.
최지용
지하철에 타자마자 유튜브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한다. 역시나 최다 조회 랭킹에 '소녀시대' 관련 영상이 도배되어 있다. 지하철에서는 와이파이(Wi-Fi, 무료로 연결되는 무선 인터넷)가 잡히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요금이 부과되는 3G(3세대 통신, 2Ghz의 주파수로 데이터를 주고받음)를 통해 영상을 봐야 한다.
다 못 쓰는 데이터용량, 참 아깝네 주씨는 한 달 무료데이터 이용 용량이 1기가바이트(GB), 무료통화는 400분인 6만5천 원 정액요금인 'i-미디엄'을 이용 중이다. 지난해 12월 예약 판매할 때 아이폰을 구입해 벌써 4개월째 쓰고 있지만 그동안 사용한 3G 데이터 용량은 1.1GB밖에 안 된다. 사용할 수 있는 누적 용량을 따지면 4GB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2.9GB를 쓰지 못하고 지나친 것이다. 하지만 한 단계 낮은 'i-라이트' 요금제는 무료통화 시간이 200분밖에 되지 않아 전화통화를 많이 하는 주씨는 요금제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에 전화통화로 425분을 사용했다.
주씨는 "아이폰을 처음 샀을 때는 요금 폭탄이다 뭐다 해서 3G 사용을 자제했었는데 나중에는 시간 날 때마다 써도 다 못 썼다"고 말한다. 그는 "같은 6만5천 원 요금이라도 3G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무선데이터 용량은 줄이더라도 무료통화시간을 늘린 요금제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선교 "음성통화와 데이터 이용 분리해 가입할 수 있게 해야"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정액요금제에 포함된 무선데이터 용량을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 자료에 따르면 SKT에서 무선데이터 사용률이 가장 높은 요금제는 월 4만5천 원에 500메가바이트(MB)를 쓸 수 있는 '올인원45 요금제'로 가입자들은 무선데이터 용량의 25%를 사용한다. KT도 같은 가격과 조건의 'i-라이트 요금제'가 사용률이 가장 높지만 절반도 못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사용률 45%).
요금제가 비쌀수록 데이터 사용량이 더욱 줄어드는데 SKT의 월 9만5천 원 정액제인 '올인원95 요금제' 가입자들은 이용 가능한 2GB의 무선데이터 용량 중 11%만 사용한다. 같은 가격의 KT 'i-프리미엄 요금제'의 경우 무선데이터 3GB를 사용할 수 있지만, 가입자들은 13%만 사용하고 있다.
한 의원은 "이동통신사들이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 인식과 거리가 멀다"며 "쓰지 않고 남은 잔여 데이터 용량에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한 이익을 챙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동통신사들은 음성통화와 데이터를 분리하여 가입을 받거나, 잔여 데이터용량을 음성통화로 전환하여 쓸 수 있게 해주거나, 혹은 이월요금제 등의 다양한 요금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