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불심... "안상수, 묵언수행 하나?"

25일 10~15개 불교단체 '봉은사 외압' 대책 연석회의 예정

등록 2010.03.24 08:52수정 2010.03.2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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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총무원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이 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명진스님의 이야기가 사실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배석했다"며 말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이 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명진스님의 이야기가 사실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배석했다"며 말하고 있다.유성호
조계종 총무원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이 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명진스님의 이야기가 사실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배석했다"며 말하고 있다. ⓒ 유성호

"명진 스님, 절대 사퇴하거나 굴복하지 마세요." (아이디 용인**)

 

"종단의 신뢰는 이미 바닥이다. 명진 스님을 종단에서 내치려 한다면 단연코 불자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디 이서*)

 

불심이 들끓고 있다. 23일 김영국(한국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외압발언을 알린) 명진스님 말이 사실이다"고 밝힌 이후 불교 신자들은 이곳 저곳에서 뜨거운 심정을 토해내고 있다.

 

불교 신자 "자승 스님 '자승자박'하는 모습 언제까지 보일 건가"

 

가장 격정적인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곳은 봉은사 홈페이지이다. 봉은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23일 하루 50여 개가 넘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의 글들은 명진스님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글 중에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의 내용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한 신도(아이디 윤창*)는 "명진스님 같은 분이 계셔서 행복하다"면서도 "자승스님이 '자승자박'하는 모습을 언제까지 보일지 안쓰럽다"고 남겼다. 이 신도는 이어 "이 정권을 반드시 끝장 내야 하며, 경상도 토박이이지만 다시는 한나라당을 찍지 않겠다"고 여당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다른 신도(아이디 이정*)는 "안 원내대표는 무대응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지만 결코 이 일과 무관하지 않다"며 "안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될 사람으로 이 일에서 빠지게 놔둬서는 안 된다"는 글을 통해 안 원내대표의 행동을 비판했다.

 

집안 대대로가 불자라고 밝힌 한 신도(아이디 잠자는 **) 역시 "이가 떨리고 치가 떨린다"며 "(거짓말하고 있는) 저들이 불지옥에 안가고 저들의 혓바닥을 안 뽑으면 누구의 혀를 뽑아야 하냐"고 격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부에선 불교신자들이 이번 일에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자신을 외국에 거주하는 불자로 소개한 신도(아이디 강우*)는 "일부 신도님들께서 행동촉구를 주장한다는 인터넷 기사를 보니 우려도 없지 않게 있다"며 "총무원에 빌미를 줄 수 있는 행동은 하지 말자"는 뜻을 밝혔다.

 

아이디가 '붓다**'인 신도 역시 "신도들이 직접 나서는 물리적 행동이나 집단 행동은 주지 스님의 깊은 뜻을 그르치게 하는 어리석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우려했다. 이 신도는 봉은사 신도들을 옭아맬 구실이 될 수 있는 집단 행동 대신 "일요법회 때 수십만 신도들이 봉은사 경내에 넘쳐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누리꾼 "한나라당 논평, 어이없다... 안 원내대표는 묵언 수행 중?"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한나라당과 안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의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23일 발표한 논평('소문과 가설, 허위·선동으로 인신공격, 교계 폄훼 그만해야' )에 대해 누리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남소연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 남소연

한 누리꾼(아이디 oie***)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려진 논평에 "누가 어떤 발언을 했다고 말하는 것이 사실로 판명 날 경우 후폭풍을 어찌 감당하려고 하냐? 똥줄 좀 타시냐?"는 댓글을 달며 한나라당 입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위터의 누리꾼(아이디 only***) 역시 "한나라당 논평에는 민주당에 대한 비난만 있다"며 "봉은사 사태를 민주당 비난에 이용하지 말고 진실을 말해 달라"고 꼬집었다.

 

이번 의혹의 당사자인 안 원내대표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데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이 더해지고 있다.

 

"안 원내대표는 병역기피 전력으로 봐서 이번에는 기억회피로 버티다 행방 불명이 된 후 고령이라는 이유를 대며 슬그머니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누리꾼(트위터 아이디 ina**) 글은 다른 수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에 의해 리트윗 되고 있다.

 

한 누리꾼(트위터 아이디 edu***)은 "김영국 씨가 명진스님 말이 모두 사실이라 주장한 반면 안 원내대표는 묵언 수행중"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하였다.

 

불교단체들 아직은 '신중'... "진실 규명돼야"

 

누리꾼들의 반응에 비하면 불교단체들은 비교적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봉은사 외압에 대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23일 기자와 통화한 불교환경연대 관계자는 "봉은사 일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한불교청년회 역시 "아직 고민 중"이라며 "결정이 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불교단체에선 논의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도 하다. 이날 김씨의 기자회견이 열린 장소이기도 한 참여불교재가연대의 정웅기 사무총장은 "기본적인 입장은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24일 긴급하게 단체 회의가 열리고 25일 불교 단체들 연석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사무총장 말에 따르면 그 동안 사회활동을 해온 불교단체 10~15개 정도가 연석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 과정을 거쳐 참여단체들의 공식적 입장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는 김씨의 기자회견이 있었던 23일 논의를 진행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관계자는 "진중하게 논의하는 과정을 거친 후 입장을 말씀 드릴 수 있다"면서도 "안 원내대표가 그런 발언을 한 것이 확인된 것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용인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홍지연 지도위원장 역시 "공식적 입장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직영사찰과 관련된 내부 문제에 정치적 외압이 작용한 것이 안타깝다"며 "외압으로 종교계나 시민사회 단체가 휘둘리는 상황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봉은사 #명진스님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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