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경남 밀양시 하납읍 명례리 낙동강 둔치 농지에서는 중장비를 동원해 감자밭을 뭉개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윤성효
이곳은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6공구 준설공사 현장이다. 밀양 하납읍 일대 농민 80여 명이 20만 평(준설토 적치장 15만 평)의 둔치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던 곳이었다. 정부는 낙동강에서 준설한 모래나 흙을 이곳에 쌓아놓았다가 골재 확보 및 농지리모델링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11시경 '웃들'에 들어섰다. 경찰들을 태운 대형버스 4대가 마을 골목길을 빠져 나가고 있었다. 마을을 뒤로하고 둑 위에 올라서니 '광활한' 들판이 펼쳐졌다.
들판에서는 땅을 고르고 줄을 지어 비닐을 덮어 놓은 모습이 보였고, 비닐하우스도 몇 동 보였다. 멀리서는 포클레인과 불도저가 땅을 파고 있었으며, 한국전력공사 차량이 전기 차단 작업을 하고 있었다. 또 안전모자를 쓴 몇몇 인부들은 비닐하우스를 지탱했던 철재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국가는 이 들판을 1997년~2004년 사이에 수용했다. 1997년 밀양시가 하천 둔치 농지(사유지)를 농민들로부터 저가로 강제로 수용했는데, 이때 '농민들이 계속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주변 농지보다 싼값에 수용했다고 농민들은 밝혔다. 일부 지주는 계속 버티다 2004년에야 비로소 보상비(땅값)를 수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