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배낭......!!!
이명화
우리 부부는 등산을 좋아해 가끔 시간이 날 때면 산으로 간다. 땀 흘리며 등산하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고 상쾌해진다. 어떤 사람은 산은 종합병원이라고 표현했다. 등산을 통해 그만큼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등산은 배낭 꾸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산은 기후변화가 많아서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할 때도 있어 배낭 꾸리기의 요령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귀찮아도 꼭 갖고 가야 할 필수품이 있다. 땀 흡수력이 좋은 등산복과 등산화, 벌레예방은 물론 보온성과 햇빛 차단 등을 위한 모자, 스틱, 등산양말 등을 준비하고, 등산배낭에는 비올 것을 대비해 우의를 비롯해 여벌 옷, 물통, 행동식, 나침반, 지도 등등을 준비한다. 계절마다 여벌 옷 준비는 다르겠지만 항상 예외적인 일기를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것이 요령이다. 아무리 귀찮아도 꼭 준비해야 할 물건이 있고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도 있다.
배낭의 중량이 즐거운 등산이 될지 고난의 행군이 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배낭꾸리기는 중요하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꼭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터득하게 되듯, 등산 배낭 꾸리기 역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터득한다. 필요하다고 이것저것 다 넣어 빵빵하게 배낭을 채우고 갔다가 끙끙대며 힘들어 한 경험을 몇 번 거듭하다보면 절로 요령을 터득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배낭꾸리기는 물건을 채우는 것보다 덜어내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 글을 쓸 때도 장수를 가득 채우기보다 덜어내기가 더 힘들고 집 안에 물건을 채우기보다 버리기가 더 어렵다. 우리 안에 가득 찬 온갖 생각들과 욕심들을 채우기보다 버리기가 더 어렵다. 기도할 때도 해일처럼 밀려드는 생각들을 내려놓기보다 영혼의 골방에 깊이 침잠하기가 더 힘들다.
등산하기 위해 배낭꾸리기의 요령이 필요하듯 우리네 삶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등산하기 위해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 짊어지고 갈 수 없다. 배낭은 하나다. 등에 멘 배낭 안에 필요한 것만 넣어간다. 단순하고 소박하게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내게 '배낭꾸리기'는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는 것 같다.
필요하다고 이것저것 배낭 안에 집어넣을라치면 내 마음 한구석에선 이건 필요 없다, 저것도 필요 없다 높은 산길 오르는데 무거운 짐은 버겁고 힘들게 한다고, 가벼워야 길을 잘 갈 수 있다고 자꾸만 덜어내라 버려라 욕심을 버리라 한다. 살아가는 데 있어 그다지 많은 것이 필요치 않다. 걸러내고 걸러내어 단순하고 청빈하게..그렇게 살자고, 배낭을 꾸리며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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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기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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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전5: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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