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서울, 연기 배울 기회에서도 차이나요"

[기획기사] 지방에서 연기자와 연출가를 꿈꾼다는 것은? '7부'

등록 2010.04.05 08:19수정 2010.04.0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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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씨 같이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제 꿈이에요.

 

무비조이 특별 기획기사로 준비한 '지방에서 연기자와 연출가를 꿈꾼다는 것은?' 마지막 인터뷰 주자로, 대학에서 다른 과목을 전공하다 현재 연극영화과 편입을 준비 중인 원지윤씨를 인터뷰했다. 그녀는 솔직하게 서울과 부산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녀가 연기자로서 새로운 꿈을 꾸기에 적지 않은 23살의 나이에, 왜 배우를 꿈꾸게 되었는지, 또한 자신이 느끼고 있는 서울과 부산의 차이, 그리고 왜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려고 하는지,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를 인터뷰로 들어보았다. 이 인터뷰는 3월27일(토) 이루어졌다.

 

"부산과 서울, 연기 배울 기회에서도 차이가 있다"

 

a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원지윤씨 안녕하세요. 제가 듣기로는 현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중인데 연극영화과로 편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 과는 무엇이며 왜 갑자기 연극영화과로 편입을 준비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해주십시오.

"원래는 전공을 수학으로 하고 있는데요. 어릴 때 TV나 영화를 보면서 배우가 되고 싶다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제가 어릴 때는 이런 생각이 많았어요. '나는 외모가 별로라서 아무리 해도 (배우가) 안 될 거야', 이런 생각 때문에 한참 동안 배우에 대한 생각을 안했는데요. 제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진로에 대해 점점 생각을 하면서 지금 내가 이걸 왜하고 있지 이런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어릴 때 하고 싶었던 일들이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시도를 해봐야겠다. 지금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 연극영화과로 편입을 준비하면서 부산에서 많은 것을 알아봤을 것 같은데요. 혹시 이런 편입을 준비하면서 서울과 부산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지 고민했던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었어요. 작년 같은 경우에는 서울에 6개월 정도 있었는데요. 제가 거기서 살다보니까 부산과 서울의 문화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부산과 서울은 일단 기회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부산에서 막상 연기에 대해 배우려고 알아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서울과 차이가 난단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서울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학생들도 연기를 배우면서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고요. 그래서 부산은 연기를 배우는 데 있어서 좀 힘든 면이 있단 생각을 많이 해요."

 

"서울에서 준비하고 싶지만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서 망설여진다"

 

a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서울 경험을 이미 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부산에서 편입학을 준비 중인데요. 이렇게 부산에서 연극영화과로 편입학을 준비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제가 편입학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 1학기를 더 다녀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래서 만약 학기만 차서 여건이 된다면 서울에 가서 준비를 하고 싶어요. 사실 제가 부산이 고향인데 서울에 가서 준비를 하려면 경제적으로 힘든 것이 현실이에요.

 

현재 부모님은 제가 연극영화과로 편입을 준비 중이란 것을 전혀 모르고 계시고요. 제가 지금 학교 다니면서 과외를 하면서 현재 준비 중에 있어요. 경제적인 부분이 어렵기는 하지만 만약 학기를 다 채우게 된다면 서울에 가서 준비하려고 노력중이에요."

 

- 이번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사전 미팅을 통해 만나 본 부산 지역 연기지망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모님들이 '서울에 그 잘난 아이들도 배우가 안 되는데 부산에서 무슨 배우를 꿈꾸느냐'란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고 합니다. 원지윤씨 역시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은데요. 부담이 되지 않습니까?

"저도 솔직히 그 말에는 공감을 해요. 제 친구들도 (연극영화과로 편입학) 한다고 했을 때 '서울에 예쁘고 몸매 좋으면서 끼까지 있는 친구들이 널렸다. 그 중에 너도 한명일 뿐이지 그 이상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런 말을 들어도 이 일은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고요. 솔직히 부산에서 배우를 꿈꾸더라도 쉽지 않으니까 서울에 가려고 생각중이에요. 부산에서는 좀 무리가 많아요. 여러 가지 면으로 다 봤을 때 말이에요."

 

- 어떤 부분에서 무리가 많은지 이야기 해주실 수 있습니까?

"서울에서 제가 이런 연기 관련한 공부를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끼리 자극을 주면서 발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이건 정말 제 개인적이면서 주관적인 생각인데, (저도 포함해서) 부산에서 배우를 꿈꾸면서 준비 중인 친구들과 서울에서 연극영화과나 배우를 꿈꾸면서 준비하는 친구들 사이에 분명 차이는 존재하는 것 같아요. 서울은 워낙 인구가 많으니까 더 치열하잖아요. 끼 많은 친구들도 많고요. 아무래도 그러다보니까 부산에 있으면 자극도 좀 덜 되고요.

 

그리고 부산이 극단이나 이런 부분들이 열악하잖아요. 전국 제2의 도시라고 하지만 문화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크니까요.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서울하고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지금 같이 공부하는 (부산에서) 친구들도 문화를 찾으면서 다니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그나마 단체로 무엇을 관람한다고 해야만 가죠. 그런데 서울 같은 경우에는 이런 여러 공연들이 크던 작던 자주 열리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잖아요.

 

서울 같이 여러 공연을 보면서 현역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통해 자극을 받아야하는데 부산은 그럴 기회가 많지 않죠."

 

"부산에도 문화는 분명 존재하죠. 문화적 볼륨이 차이가 날뿐"

 

a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부산에서 배우를 꿈꾸면서 뭔가를 배우려고 해도 부산 자체가 문화적으로 워낙 서울과 격차가 많다 보니까 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는 경우도 생기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개인적으로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부산에 있어서 내가 기회를 박탈당했단 생각을 하십니까?

"저는 조금 생각이 다른 것 같아요. 물론 부산에 문화적인 공급이 좀 작은 것도 있지만 사실 가장 큰 차이는 서울 지역과 부산 지역 시민들의 문화적인 마인드가 많이 차이난다고 생각해요. 특히 부산에서 이런 문화적인 기회를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마음이 있어도 어색해서 참여 못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리고 조금만 찾아보면 부산에도 연극은 계속 공연되고 있어요. 소극장 이런 곳도 활성화 되고 있는 상태고요. 그런데 사실 부산 분들이 이런 쪽에 서울만큼 관심을 안 가져주신다는 것이죠. 지방에서도 조금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연극, 뮤지컬 등은 충분히 활동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제가 단지 서울을 목표로 잡은 것은 좀 더 많은 문화적 소비가 이루어지고 기회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곳에서 제 꿈을 펼치고자 하는 것이지, 부산에서도 만약 배우로 살아가겠다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공간은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서울과 부산이 문화적 볼륨 자체가 틀리니까 배우로서 성장하는데 한계는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 또 다른 문제로 부산에서 연극영화나 혹은 배우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 진학을 준비하려고 해도 사실 외부에 알려진 대학이 한 곳뿐이란 것도 문제란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보통 연극영화과가 괜찮다고 하는 학교들이 서울이나 수도권 혹은 충청도에 밀집되어 있잖아요. 결국 이렇게 부산과 서울에서 차이가 나게 된 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문화적인 차이가 큰 것 같아요. 부산에서 문화를 즐긴다는 인식이 적기 때문에 당연히 대학 자체도 이런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곳이 적을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들어요."

 

- 또 현실적인 질문을 드립니다. 내가 있는 고향에서 문화적인 것이 발달하거나 하면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덜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서울로 가서 자기가 거처할 곳을 정하고, 생활하면서 연기자를 꿈꾼다는 것은 분명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이 되는데요. 이런 부분 때문에 서울에 가는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까?

"그 점은 지금도 고민이 많아요. 부산에서도 아직 집에 손 벌리지 않고 저 혼자 준비를 하고 있어요.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요. 그런데 서울 가면 지금보다 더 힘들겠죠. 그래도 힘든 것 감안하고 서울이 조금이라도 부산보다 기회가 많기 때문에 가는 것이에요.

 

물론 제가 경제적인 부분이 너무 힘들어지면 서울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올지도 모르죠. 그래도 서울에 가려고 하는 것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달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에요. 더 배우가 되기 힘든 치열한 곳에서 생활하다보면, 저도 더 치열하게 배우로서 준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결국 부산보다 서울이 배우로서 조금이라도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힘든 부분을 감안하고 가려고 준비 중이에요."

 

"부산은 대작이 아니면 공연하기 힘든 것이 문제라 생각해요"

 

a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서울이 되었던 부산이 되었던 예쁘고 잘생긴 친구들은 많습니다. 단지 예쁘고 잘생긴 친구들 중에서도 스타 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고요. 그리고 연극영화과 일류 대학으로 진학한다고 해서 모두들 스타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자신 스스로 스타에 대한 환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연예인에 대한 환상이라고 할까요?

"저도 이제 연기를 배워야겠다 생각을 했을 때, 제 자신에게 처음 질문을 던진 것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분야가 뭔지'였어요.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연예인이 되고 싶은 것인지 그런 생각이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이건 제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배우와 연예인은 다른 분야일 수 있단 생각을 했어요.

 

우리가 흔히 TV에 나오는 탤런트를 보고 모두 배우라고 칭하지는 않잖아요. 영화배우나 극단 희극인들은 배우라고 자주 부르지만요. 어릴 때는 제가 외모 때문에 난 안 될 거야 생각하고 아예 배우에 대한 꿈을 시도도 하지 않았고요. 지금도 제가 예뻐졌다고 해서 배우가 되고 싶단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연예인보다는 정말 실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결론을 내렸어요. 난 연예인이 아니라 배우가 되고 싶다고요.

 

하지만 혹시나 아주 작은 확률이지만 저한테 연예인이 될 기회가 온다면 그걸 놓치지는 않을 것이에요. 아마 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라면 그런 기회가 온다면 100에 90명은 그 기회를 잡으려고 할 것 같아요."

 

- 이제 다시 앞에 서울 생활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일전에 무비조이 칼럼에서도 제가 밝혔지만 '지방에서 연기자와 연출가를 꿈꾼다는 것은?'이란 기획기사를 준비하게 된 것이 제가 단기간에 접했던 서울문화의 충격 때문이었는데요. 서울에 있다가 막상 부산에 내려오면 솔직히 문화 즐길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특히 서울처럼 다양하게 여러 가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산 같은 경우에는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일일이 신경 쓰면서 찾지 않으면 찾아서 가기도 힘든 경우 역시 많습니다. 이러면 사실 문화 소비하는 입장에서 즐길 수가 없게 되는데요. 서울과 부산의 문화차이 중에 가장 큰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서울에 있을 때 인디 공연을 참 많이 봤어요. 그리고 다른 여러 가지 문화 경험도 많이 하고요. 부산에 오면 너무 없다는 것은 정말 느끼고 있어요. 부산 지역 공연 혹은 예술 문화 자체가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없는 너무 외진 곳에 있다 보니까 힘든 점이 많죠. 물론 관심을 가지면 찾을 수는 있어요. 그런데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내 분야가 아니면 힘든 것도 사실이잖아요. 어떤 공연이 보고 싶어서 검색을 해보면 그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서울까지 가야되는 경우도 발생하구요.

 

보고 싶은 공연들도 부산에 많이 오지 않고, 와도 대작 아닌 이상은 부산에 거의 오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대작은 홍보를 많이 하니까 사람들이 많이 오잖아요. 그런데 서울에 있는 소규모 공연 같은 경우에는 홍보가 힘드니까 부산에서 공연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이런 경우도 있어요. 부산 친구들한테 '우리 이 공연 보러갈까?' 하면 친구들이 티켓 비를 아까워하는 경우도 많아요(웃음). 그런데서 서울과 부산이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런 생각을 해요."

 

"롤 모델로 삼는 배우는 문소리. 편입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커요"

 

a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앞에 이야기에서 배우가 꿈이라고 하셨는데요. 혹시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 배우가 꿈인데 최종적으로 영화 쪽이 목표예요. 어릴 때부터 봐왔고 제가 배우란 꿈을 꾸게 해준 작품이 <오아시스>예요. 그때 영화 주인공 문소리씨 보고 저 사람 진짜 장애인인가 생각할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그냥 배우였단 이야기를 듣고 너무 놀랐어요. 그래서 제 롤 모델은 문소리씨이구요.

 

제가 가장 문소리씨에게 감동 받았던 것은 배우가 다른 사람의 인격체가 되어서 표현해낸다는 것이 너무 멋있어요. 그때 연기란 것이 이런 매력이 있구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사실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23살에 연극영화과 편입은 상당히 늦은 나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불안감이 없다고 이야기 못할 것 같은데요. 자신 스스로 제일 크게 현재 느끼는 불안감은 무엇입니까?

"지금은 입시를 준비하니까요. 편입에 과연 내가 성공할까 못할까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히 커요. 내년이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졸업하고 취직을 하는 상태인데요. 저는 또 학교를 옮기면서 어린 친구들과 함께 다녀야 되는 것이잖아요. 연기공부하면서도 느끼지만 확실히 어린 친구들이 좀 잘해요. 부끄러움도 없고 되게 적극적이고요. 연기 공부 자체를 어린친구들하고 하다보니까 위축되는 것이 있어요. 사실 부끄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요. 아이들 없을 때 와서 도둑연습도 하구요(웃음).

 

지금 제일 걱정되는 것은 솔직히 편입을 하느냐 못 하느냐예요. 전 학교를 서울권만 칠 생각이에요."

 

- 지방대학은 아예 생각을 안 하고 있다 이야기하면 혹시 오해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지방대학은 생각을 안 하고 있지? 지방 대학 나와도 성공한 배우들도 많은데. 그리고 서울 온다고 꼭 성공할 것 같으냐?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는데요. 왜 서울권 대학만 생각하는지 확실한 자기 소신을 이야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제가 서울 대학으로 편입하려는 이유가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이미 대학생활을 해봤잖아요. 솔직히 대학이란 곳이 꼭 배우가 되기 위해서 큰 의미는 없단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그리고 연극영화과 안 나오더라도 배우 되는 분들도 많고요. 그런데 제가 서울대학을 고집하는 것은 부모님에게 제 의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부산에서 할 것 같으면 이미 제가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학교를 옮겨가면서 연기를 공부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꼭 연극영화과를 안 나오더라도 배우의 길을 갈 수 있기 때문이죠."

 

- 배우를 꿈꾸고 있는데요. 서울에는 워낙 많은 연극영화과가 있고 배우를 꿈꾸는 젊은 친구들도 많기 때문에 단편작품이나 실습작품 같은 영화들에서 보여주는 배우들 연기가 아마추어지만 그래도 부산에서 만들어지는 작품들보다 수준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늦은 나이에 편입학을 준비하면 결국 이런 단편작품이나 실습작품에 나오는 무수히 많은 무명의 배우들과도 경쟁을 해서 두각을 나타내야하는데요. 이런 경쟁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마이너스인 요소이기도 한데 제가 다른 친구들보다 나이가 조금 더 있는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생각해요. 왜냐하면 비슷한 나이또래라면 그 나이또래만의 풍기는 이미지가 있을 건데, 제 나이에 또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이 있으니까요. 마이너스라고 생각하는 이런 부분들을 플러스가 되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배역이 언제나 젊은 친구들 위주로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요."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어요"

 

a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영화배우가 꿈 원지윤 ⓒ 무비조이(MOVIEJOY.COM)

- 영화배우가 꿈이라고 하니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생각보다 한국영화가 1년에 제작되는 편수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독립영화나 단편영화에 출연을 꺼리는 젊은 친구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큰 영화에는 단역도 마다하지 않지만 독립영화나 단편영화 출연은 꺼리는 경우인데요. 본인은 어떻습니까? 작은 영화 혹은 단편영화에 출연할 마음이 있습니까?

"저는 충분히 출연할 의지가 있고요. 물론 모든 배우를 꿈꾸는 친구들이 이름이 조금이라도 알려질 수 있는 큰 영화를 꿈꾸는 것은 당연하단 생각을 해요. 제가 만약 연예인이 목표라면 다른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전 정말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인기를 목표로 하고 연기 공부를 하고 배우가 될 꿈을 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한테 독립영화 혹은 단편영화, 단역, 엑스트라 등 기회가 주어진다면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할 의지가 있습니다.

 

만약 돈을 생각했다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부산에서 계속하면 안정적으로 갈 수 있어요. 학원비부터 시작해서 제 용돈은 충분히 벌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이 모든 걸 버리고 연극영화과 편입을 준비하는 것은 정말 이걸 하고 싶단 생각을 하기 때문이에요. 단지 돈 하고 인기가 목적이라서 배우를 꿈꾸는 것은 아니에요. 정말 이 일을 하고 싶어요."

 

- 아무리 자신이 꿈꾼다고 하더라도 현실의 벽에 부딪치면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본인 스스로 생각할 때 만약 난관에 부딪치면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에너지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솔직히 난관에 부딪치면 피하려고 하고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만약 그걸 못 견딘다면 저도 결국 배우 준비하다가 연기 준비하다가 혹은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한, 배우로서 성공하지 못한 무수히 많은 사람 중에 한명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걸 견뎌내야만 배우로서 조금이라도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리고 저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그 말을 계속 생각하면서 연기공부하고 있어요."

 

- 지금은 영화배우를 꿈꾸고 있는데요. 혹시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은 있습니까?

"다른 쪽으로는 아예 생각해보지 않고 있어요. 지금은 제가 연기를 할 수 있는 공간만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뿐이에요. 조금 더 큰 기회가 온다면 물론 그 기회를 잡고 싶고요. 오로지 연기를 하고 싶단 생각 하나뿐이에요."

 

- 저도 부산 출신이다 보니 서울 쪽에서 인터뷰를 하면 정말 사투리 고치지 못해서 지금도 고생인데요. 혹시 사투리 고치기 위해서 어떤 것까지 해봤다 경험담이 있습니까?

"전 사투리가 좀 심한편이데요. 고치려고 노력은 하지만 부산에 있으니까 힘든 것은 사실이에요(웃음). 특히 부산에서 친구들 하고 이야기하다보면 사투리가 불쑥 튀어나와요. 그리고 제가 서울말을 쓰면 친구들이 놀려요(웃음). 재수 없다면서 왜 그러는데 이래요(큰 웃음)."

 

- 첫 만남 마지막으로 '뜨고 싶다'가 아니라 '연기를 하고 싶다'고 원지윤씨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길로 들어서서 제일 기뻤던 적이 언제입니까?

"제가 연기를 시작하면서 제 생활에 변화가 많았어요. 그 이전에 했던 것은 제가 원해서 했던 것이 아니라 하다보니까 그렇게 된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의욕이 없었죠.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해도 그랬고요. 제가 이 연기공부를 시작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모든 것에 의욕이 생기고 의지가 생겨요. 제 생활 자체가 연기공부하면서 완전히 변했어요. 그래서 힘든 시간이 오겠지만 이걸 포기하게 되면 다시 제가 흐트러질까봐 쉽게 놓지는 않을 것 같아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4.05 08:19ⓒ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원지윤 #무비조이 #MOVIE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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