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MB "군 통수권자로서 무한책임 통감"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 방송연설에서 희생자 일일이 호명

등록 2010.04.19 08:18수정 2010.04.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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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19일 오전 10시 40분]

 

눈물 글썽이는 이명박 대통령 눈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합실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희생 장병 추모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TV화면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눈이 크게 확대되어 방송되고 있다.
눈물 글썽이는 이명박 대통령 눈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합실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희생 장병 추모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TV화면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눈이 크게 확대되어 방송되고 있다.유성호
▲ 눈물 글썽이는 이명박 대통령 눈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합실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희생 장병 추모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TV화면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눈이 크게 확대되어 방송되고 있다. ⓒ 유성호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KBS, MBC, SBS, YTN, MBN 등 5개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된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 TV·라디오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단호한 대응을 위해서는 'smoking gun'(확실한 증거)을 찾아야 한다"며 북한 개입설을 염두에 둔 말을 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시작하면서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하면서 살아있을 때 불러보지 못했던 사랑하는 우리 장병들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불러본다"며 이창기 원사를 시작으로 장철희 이병까지 희생장병 46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의 호명에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관등성명을 대면서 우렁차게 복창하는 소리가 제 귀에 들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감정에 복받친 듯 눈물을 닦아내기 위해 손수건을 꺼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도중 "우리 바다 넘보는 자 어느 누구도 부릅뜬 우리 눈을 죽일 수 없으리 우리는 자랑스런 천안함 용사"라는 천안함가 가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연설이 끝난 뒤 춘추관을 찾아와 "이번 주 라디오 주례연설을 어떤 방식으로 할까 많이 고민했는데, 이 대통령이 직접 장병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절절한 추도의 뜻을 밝히는 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셨다"고 밝혔다.

 

청와대 참모들도 그 동안 사전녹음을 했던 라디오 연설을 이번에는 지상파 TV까지 곁들인 생방송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제의했고, 18일 자정 무렵까지 연설문을 다듬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 "단호한 대응 위해 확실한 증거 찾아야" 여운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합실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희생 장병 추모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합실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희생 장병 추모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유성호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합실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희생 장병 추모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이 대통령은 희생장병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끝까지 낱낱이 밝혀낼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강한 정신력"이라며 "강한 군대는 강한 무기뿐만 아니라 강한 정신력에서 오는 것이다. 우리 군대를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무리 좋은 교과서 가지고 있으면 뭐하냐?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라며 "정신상태가 흐트러져있으면 좋은 무기가 무슨 소용이냐?"고 풀이했다. 대통령의 '정신력' 언급이 천안함 침몰 당시의 보고 '혼선'과 해군 링스헬기 추락 등 군의 허술한 대응에 대한 질타도 담겨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이 큰 충격, 이 큰 슬픔을 딛고 우리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 이 어려움을 이겨내자. 이것이 남아 있는 우리들이 장병들의 희생을 진정으로 기리고 그 뜻에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국민들에 대한 당부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통일이 되고 이 땅에 진정한 평화와 번영이 오면 국민들은 여러분의 희생을 다시 한 번 기억할 것"이라는 말도 했는데,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연관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면) 너무 앞서가는 해석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여러차례 말한 것처럼 예단을 앞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하면서도 "우리가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한다고 해서 단호한 의지가 없는 게 아니다. 거꾸로 단호한 대응을 위해서는 'smoking gun'(확실한 증거)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명박 #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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