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피해를 입은 어린 오이모종이 한 포기도 남지 않고 모두 노랗게 말라 죽었다.
충남시사 이정구
4월 중순 날씨가 4일 연속 영하를 기록해 전국 최대 규모의 노지오이 생산지인 충남 아산시 배방읍 일원이 50년 만에 최악의 냉해 피해를 입었다.
배방농협과 현지 농민들에 따르면 지난 14일~17일 4일 연속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서리까지 내려 배방읍에서 노지오이를 재배하는 100여 농가에 심각한 냉해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현재 배방읍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총 150여 농가에 이르며, 이중 100여 농가가 4월 초순에 오이를 심은 것으로 파악됐다. 냉해 피해를 입은 어린 오이 모종은 모두 단풍현상을 보이며 노랗게 말라 비틀어졌다.
현지 농민들에 따르면 작년 이맘때면 모든 농가에서 오이 모종 정식(본 밭에 옮겨심기) 작업이 끝났을 시점이다.
그러나 올해는 계속되는 저온현상에 정식 시기를 저울질 하는 농가가 많았다고 한다. 특히 본 밭에 옮겨 심을 때를 기다리던 농가에서는 일기예보를 지켜보다 17일부터 기온이 상승한다는 말을 듣고 집중적으로 정식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상청 예보와 달리 이날도 유례없는 된서리가 내렸다. 결국 기상청의 잘못된 예보로 피해 농가가 오히려 더 확산된 상황이다.
30년째 오이농사를 짓고 있다는 배방읍 회룡리 이한철(54)씨는 "5년 전에도 냉해 피해가 있었지만 올해처럼 심각한 적은 없었다. 3300㎡(1000평 규모) 밭에 8000주의 오이 모종을 심었는데 단 한 포기도 살아남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방읍 오이재배 농가에서는 현재 충북, 강원, 영남, 호남 등 전국에 오이모종을 수배한 상황이다. 이한철씨는 어렵게 강원도 춘천에서 오이모종을 구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많은 농가에서 모종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냉해피해는 분명 자연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