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의 팝스팝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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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중음악 시장에서 팝음악이 정점에 달했던 때는 80~90년대다. 시장에서 꽤 영향력을 발휘했던 팝 음악은 2000년대 들어서 가요에 그 자리를 완전히 넘겨줬다. 그 때문에 라디오나 TV에서 팝음악을 접하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시간대별로 자리 잡고 있던, 팝음악을 다루던 라디오 프로그램들도 이제는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김기덕의 골든디스크> ( 4월 26일부터 <이상은의 골든디스크>로 개편됐다) 등 손에 꼽을 정도만 남아있는 상황이 돼 버렸다.
"시대상황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불만은 없어요. 사람들이 그만큼 가요를 사랑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전문적인 팝 프로가 부담스러워진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 상황이 <팝스팝스> 같은 프로그램이 생겨나는 배경이 되는 거 같고요. 그래서 이번엔 저도 가볍게 해보려고 해요. 활기찬 오후시간을 준비하기 위한 전초전 같은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주타깃인 30~40대 청취자들이 라디오를 들으면서 추억에도 잠겨보고 하는 그런 즐거움을 (주기)위해서죠."유학기간을 제외하면 그는 꾸준하게 라디오 DJ를 해왔다. 뮤지션으로서의 활동과 더불어 그의 이력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라디오 방송이다. 그를 꾸준히 마이크 앞에 앉게 한 라디오의 매력은 무엇일까?
"라디오의 매력은 간단하다는 거죠. 틀면 나오고 돌리면 채널이 바뀌니까. 자기가 굳이 신경을 안 써도 누군가 열심히 준비한 선곡을 듣는 거죠. 수없이 많고 다양한 음악들을 필터링해서 들려줄 수 있는 사람들이 시간대별로 배치되어 있는 게 라디오인데, 지금은 '비음악인'들이 라디오에 너무 많이 있어요.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를 듣다가 음악은 간간이 듣고 싶어 한다는 거죠. 그런데 저는 그런 DJ가 될 수도 없고 그냥 음악 전문 DJ로 하루 1시간정도, 80~90년대의 음악을 중심에 놓고 그 이전과 그 이후의 음악을 잘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싶은 거죠."윤상이 말하는 80~90년대 팝 음악은?80~90년대는 팝음악의 황금기였다. 80년대는 마이클 잭슨을 필두로 마돈나, 프린스, 아하, 왬, 듀란듀란, 본조비, 폴리스 같은 걸출한 팝스타들이 탄생한 시기였다. 댄스음악 열풍에 불을 지핀 블론디나 보니엠 등을 비롯해 전국의 '롤라장'을 들썩이게 했던 모던토킹까지. 그리고 아바, 보스턴, 시카고, 비지스 등 이전부터 활동을 해온 거장들이 80년대 팝음악이 황금기를 이루는데 한몫을 담당했다.
90년대에도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같은 대형 스타들이 등장했다.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 스팅은 90년대 들어 거장의 반열에 들었고 R&B와 힙합 등의 흑인음악들이 큰 인기를 누렸다. 너바나를 비롯한 얼터너티브록의 유행과 영국 출신의 라디오헤드, 오아시스 등도 빼놓을 수 없다. 80~90년대 팝음악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그 이전 세대를 압도할만한 영광의 시대를 누렸다.
80~90년대는 라디오의 전성기이기도 했다. 무수히 많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들이 라디오에 열광했고 수많은 라디오 스타들이 탄생하던 시기였다. 이 시기의 라디오는 80년대 말 부터 90년대까지 수많은 국내뮤지션들의 음악적 자양분이 되었다. 윤상이 말하는 80~90년대 라디오와 팝음악에 대해 들어보자.
"청소년들이 FM(에프엠) 음악프로를 건국 이래 가장 많이 청취한 시기가 80년대였을 거예요. 그 이전세대는 또 다른 이유로 라디오를 접하기 어려웠고 팝음악에 대해서도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하고 소비하는 세대가 아니었죠. 80년대에 팝음악을 듣던 세대들, 라디오를 듣고 자란 세대들이 가요계에서 8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지 굉장히 큰 호응을 받았어요. 저도 그 세대 중 하나고. 그 시대를 흔히 가요계의 황금기라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바로 라디오가 키워낸 음악가들이라고 생각해요."김현식, 들국화, 유재하, 김현철, 유영석, 윤상, 신승훈, 김건모. 지금까지도 대중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들은 모두 80년대 말~90년대 가요의 부흥기를 주도했던 뮤지션들이다. 그들은 모두 열렬한 '라디오 키즈'였고 팝음악을 바탕으로 우리 대중음악을 풍성하게 일구어온 '팝 키즈'였다.
"아이돌 그룹 멤버의 솔로곡도 준비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