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교 주변의 수달과 왜가리 발자국. 깃발은 준설 예정지 표시다(왼쪽 사진). 강창교 주변의 농경지를 메워 체육공원으로 만들 예정이다(오른쪽 사진).
오문수
상주쪽 강물은 며칠 전 비가 왔어도 맑았지만 건너편으로 갈수록 흙탕물이다. 상류 모래밭에서 거대한 포클레인과 트럭들이 열심히 오간다. 강을 건너자마자 강변둑 옆의 기름진 논밭에 엄청난 양의 모래가 채워져 있었다. 이곳은 원래 강변 옆의 기름진 농경지였으나 모래를 채워 체육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노인들만 남은 시골 노인들이 모여 체육공원에서 축구를 할까? 참 넓기도 하다. 선글래스를 쓴 경비원들이 불편한 눈으로 쳐다보며 사진을 찍는다. 쳐다보는 나도 불편하다. 왜일까? 삶의 방법이 서로 다른 이유겠지.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어렸을 적 맨눈으로 본 섬진강은 맑음과 탁함, 곡선과 직선, 빠름과 느림, 아름다움과 추함의 생명이 어린 강이다. 세상 모두가 두 가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게 바로 자연스런 모습이고 말 그대로 자연이다.
상주보 현장에 도착했다. 거대한 콘크리트 교각과 삐쭉삐쭉 솟은 철근들. "저게 '보'일까?"라는 말을 해야 하는 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나뿐만이 아니다. 서울에서 온 수유너머N, 생명평화모임,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학생들, 한국예술종합대학 낙동강 순례단 대부분의 모습이다. 엄청난 크기의 철근과 시멘트 교각이 우리를 압도한다.
대한하천학회가 분류한 보와 댐의 규정이다. 보는 작은 수리구조물로서 하천에서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설치한다. 보를 막으면 농업용수나 생활용수를 취수할 때에 취수구를 보호하기 위하여 보를 설치한다. 보의 특징은 수문이 따로 없고 한쪽 끝이나 중간에 1~2m의 길이로 약간 높이를 낮추어 물이 그쪽으로 흐르도록 설계하여 수문을 만든다. 즉 일정한 수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드는 게 '보'이다.
댐이란 물을 저류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간이 만든 구조물이다. 댐의 특징은 물이 새지 않아야 하고 수압을 견딜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안전해야 하며 홍수를 적절하게 배제할 수 있는 방류시설을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