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천안함-6자회담' 분리 움직임
외교결례 무릅썼던 한국 '고립무원'?

미국, 러시아 '북한 6자회담 복귀' 거듭 촉구

등록 2010.05.05 20:08수정 2010.05.0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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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해 8월부터 10일까지 방북을 앞두고 7일 오전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면담하기 위해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성김 대북 특사(사진 오른쪽)과 함께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해 8월부터 10일까지 방북을 앞두고 7일 오전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면담하기 위해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성김 대북 특사(사진 오른쪽)과 함께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 도착하고 있다.권우성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해 8월부터 10일까지 방북을 앞두고 7일 오전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면담하기 위해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성김 대북 특사(사진 오른쪽)과 함께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기사 재보강 : 6일 오전 10시 5분]

 

'김정일 방중'에 대해 정부가 국내정치용으로 '외교 결례'까지 해가면서 중국에 연일 투정을 부리고 있지만, 그럴 때가 아닌 것 같다. "천안함 사건 진상규명 전까지는 6자회담은 안 된다'는 한국과 달리 국제적으로는 두 사건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4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정부와 6자회담 복귀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에스토니아 방문 중이던 지난달 22일과 23일 연속으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한 것을 재확인한 것이며, 지난 3일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로는 처음 나온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대한 희망이다.

 

"천안함 조사, 북 6자회담 복귀 전에 끝날 것"

 

크롤리 차관보는 또 '천안함 사건 진상규명 이전에 6자회담이 먼저 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 진행 중인 한국 정부의 조사가 북한이 6자회담 복귀 결정을 내리기 이전에 끝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롤리는 다음날인 5일 정례브리핑에서는 "천안함 조사와 6자회담 재개를 투 트랙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 "북한의 행동은 과거 회담의 속도에 영향을 미쳐왔다"며 "천안함 조사가 마무리되고 됐을 때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조사의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고도 했다.

 

러시아도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지난 4일 "러시아는 6자회담을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재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지난달 22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었다.

 

브누코프 대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고 6자회담 재개라는 기본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는데 중국의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김 위원장의 방중 과정에서 이에 대한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말할 것도 없다.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성사 자체가 중국이 천안함사건과 6자회담을 분리하고 있으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적극적으로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기 때문이다.

 

눈길은 자연히 김정일 위원장의 입에 쏠린다. 후진타오 주석에게 '6자회담 재개'문제와 관련해 어떤 말을 하느냐는 것이다.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은 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장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5시 20분(한국시각 6시 20분)쯤 김 위원장 일행이 인민대회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이들은 오후 10시 10분쯤 나왔다. 이 사이에 방중환영행사와 공연, 정상회담, 만찬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상회담은 만찬직전에 간략하게 열린 것이며, 본격적인 정상회담은 6일 오전에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아사히> "김정일, 후진타오에게 6자회담 예비회담에 참여의사 전달할 것"

 

 중국 다롄 도착한 김정일
중국 다롄 도착한 김정일연합뉴스
중국 다롄 도착한 김정일 ⓒ 연합뉴스

일본 <아사히신문>은 5일,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때 6자회담 예비회담 참여의사를 전달하기로 북한과 중국이 사전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김 위원장이 이렇게 함으로써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고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투자와 식량지원을 얻어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초빙연구원인 박선원 박사(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은 "미국에서는 얼마 전부터 북한이 예비회담 뒤에 본회담에 들어오는 2단계 방식을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더 나간다.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섰기 때문에 북한이 예비회담을 생략하고 바로 6자회담 복귀로 치고 나올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렇게 하면 중국에게 미국과 얘기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를 주는 것이고, 북한으로서도 중국에 대해 경제지원을 요구하기가 쉬워진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정부가 당혹해하는 모습도 노출되고 있다. <연합뉴스>는 이날 '정부 고위당국자'가 "(우리 정부는)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을 연계 시키자는 게 아니다"라며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에 따라 대처할 부분이 있으면 대처하고 6자회담은 6자회담 대로 진행시키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지난 4월 20일 정례 내외신 브리핑에서 "천안함 사태가 처리가 될 때까지 6자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얘기다.

 

이명박 정부가 국내에서는 '천안함 사건은 북한 소행'이라는 주장으로 이득을 봤으나, 물증없는 이같은 주장이 국제적으로는 아무 영향을 끼치지 못하며, 이를 통해 오히려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2010.05.05 20:08ⓒ 2010 OhmyNews
#김정일 #후진타오 #미 국무부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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