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선원을 찾아온 이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수경 스님.
장지혜
4대강 사업으로 이제 강물은 무슨 장애물 넘기 하듯이 흐르는 길목마다 막아선 보 앞에서 멈추게 될 것입니다. 힘겹게 넘어서고 천천히 흐르며, 고이고 썩고 할 것입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지금 저 생명의 강들은 만신창이로 죽어가고 있고, 분명 죽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나라의 큰 강들에 함부로 손을 대고, 그 흐름을 제멋대로 바꾸는 나라에 복이 들 리 없습니다. 지식도 지혜도 흥할 리 없고, 평화와 정의의 품격도 말하기 힘들 것입니다.
저들은 국민의 자산, 후손들의 미래를 마치 맘대로 처분해도 되는 개인재산처럼 사유화해버렸습니다. 행정부나 공권력은 이를 방어하고 호위하는 데 동원되는 사병처럼 보일 뿐입니다. '4대강 사업을 두고서 저들은 다음엔 또 무슨 말로 자신들을 포장하고 둘러댈 것인가?', 사뭇 이런 궁금증이 들 정도입니다. 저는 여전히 4대강 사업이 사기질과 독선적이고 반민주적인 태도로 가득한, 국민과 자연에 대한 패악질이라고밖에는 달리 생각이 안 듭니다. 저들은 이를 감추고 정당화하느라 새로운 논리라고 자꾸 들고 나오는데, 매번 초라해서 민망합니다. 기초논리부터 이미 참혹한 부실공사 덩어리입니다. 그래서 도무지 실제 공사를 용납하기 힘든 것입니다.
포클레인만 가득한 현장에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도 사라지고 녹색성장이라는 것도 교언영색일 뿐 공감을 얻지 못하니, 이제는 "공사 끝나면 다 좋아할 것"이랍니다. 그러니 입 다물고 얌전하게 보기나 하고 오해나 풀랍니다. 천안함 문제로 남북 전쟁기운을 한껏 고조시켜놓곤 이젠 4대강 현장에 군인까지 투입한 답니다. 이토록 한가하고 평화로운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천안함이 북의 기습공격에 당했다는 정부와 국방부 말이 참으로 의심스럽습니다. 이 말이 거짓이거나, 이 긴장된 와중에 군인을 4대강 현장에 투입해 숙영까지 시켜가며 공사를 하겠다든가 공군 사격장에 준설토를 쌓느라 훈련시간까지 줄였다는 그 행태가 정신줄을 아예 놔버린 미친 짓일 겁니다.
사랑과 용서의 상징이신 예수님도 사실 꽤나 독설가이셨습니다. 종종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발하시는 모습이 성경에 적혀 있습니다. 십자가 처형을 판결 받는 그 순간에도 담담하셨고, 십자가 위에서도 자신을 죽이는 세상과 인간을 용서해달라고 하느님께 청하던 진정 선하고 온유한 양반이셨습니다. 그런 예수님도 특히나 불의한 자들과 위선자들에겐,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자들에겐, 성전을 비즈니스화하던 자들에겐 참을 바 없이 단호하셨습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 너희 뱀들아,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가 지옥형 판결을 어떻게 피하려느냐?" (마태 23:27,33) 4대강 사업도 저리 될 것입니다.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생명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찬 거대한 썩은 저수지들이 될 것입니다. 그로 인한 '지옥형 판결'에 대한 감당과 뒤치다꺼리는 결코 사업을 추진한 자들이 책임지지 않을 것입니다. 위선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책임은 결국 또다시 국민들과 후손들 몫으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