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왕?왕대접을 받으려면 우선 나의 배려가 우선이다. 어린이날 외식을 나선 우리가족.(특정기사내용과 무관)
김학용
받고자 하면 먼저 주라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불행하게도 노릇은 제대로 하지 않고 대접만 받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만 내세워 정말 종업원을 아랫사람 다루듯 함부로 하지는 않았는지. 이럴 땐 정말 우리나라가 예절을 중히 여기는 '동방예의지국'이 맞나 싶다. 차라리 서양의 '당신 먼저!(After you!)'라며 배려하는 문화보다 한참 부족한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내가 대접을 받으려면, 먼저 상대방을 인정하고 나를 낮추자!'내가 40여 년간 지켜 온 변함없는 인생의 모토이자 생활철칙이다.
음식점에서 내 돈내고 밥 먹는데 무슨 예의가 필요한지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일상적으로 우리가 늘 따지는 '기본'만이라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오죽하면 성경에도 '내가 대접받으려면 먼저 남을 대접하라', '받고자 하면 먼저 주라'고 하지 않았는가?
'어이' '여기요' '저기요' '아줌마' '아가씨' '언니' '동생' '삼촌'...이 단어들은 촌수를 나열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종업원에게 생각없이 불렀는 호칭의 일부이다. 여성종업원의 상당수가 부적절한 호칭 때문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당신은 아는지 모르는지...
호칭에도 부르는 사람의 인격이 담겨있다서비스 업종에서 종업원을 부를 때 난감한 경우가 많으리라. 하지만 난감한 데도 무턱대고 부를 것이 아니라 인격 존중의 차원에서 호칭을 조금만 배려해 보자.
여성종업원을 흔히 부르는 호칭인 '아줌마'는 유행가 가사에나 어울리지, 어딘지 비하한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가? 어디 그뿐인가. 젊은 여성에게는 '언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것도 그리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한술 더 떠 '이모'도 있다. 이제는 촌수 계산이 복잡해진다. 게다가 남자종업원은 나이에 상관없이 '아저씨'로 통일되는 분위기다.
'아주머니'나 '아줌마' 호칭 대신 '사모님', '아가씨' 대신 '여보세요'라고 부르면 어떨까? 미용실에서 머리를 만져줄 때 '아줌마' 대신 '원장님', 택시기사분에게는 '기사아저씨'라 부르기보다는 '기사님'으로 불러 보자. 회사에서 매일 만나는 미화원 아주머니에게도 '사모님'으로 한 번쯤은 바꿔 불러 보라.
호칭부터 배려해야 우리도 그들에게 귀한 '손님'이 될 수 있다. 인지상정이다. 사람은 자기한테 잘해주는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하기 마련이다. 대접 받으려면 먼저 대우를 해야 한다. 물론, 손님의 '배려' 뒤에는 '진심어린 손님맞이'가 선행되야 함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