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아 불어라~"... 한나라당 인천 결집 '총공세'

정몽준 "민주당 국가관 불안"... 민주당도 인천행, "천안함 발표 국민 납득 못할 것"

등록 2010.05.19 16:11수정 2010.05.1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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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견제와 심판의 뜻이다. 한나라당은 될 것 같지 않았던 범야권 단일후보 완성에 당황하고 있다. 2년 반 동안 쌓인 분노가 투표를 통해 봇물 터지듯 분출되리라 본다."

김유정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이 19일 오전 4차 중앙선대위 결과 브리핑에 앞서 6·2 지방선거의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앞서 브리핑을 한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이 규정한 이번 선거 의미를 곧바로 반박한 것이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번 선거는 과거회귀세력 대 미래발전세력의 대결, 과거무능세력 대 조국발전세력의 대결"이라며 "2년 전에 그 사람들을 심판했듯이 이번 선거는 다시 한 번 국정파탄세력, 경제파탄세력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두 대변인의 상반된 논평을 통해 본 여야의 6·2 지방선거 전략은 단순하다. 

한나라당은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친노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불어올 '북풍'의 덩치를 키워 보수층 결집과 '친환경 무상급식'·'4대강 사업' 등 여권에 불리한 이슈를 뒤집으려 한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여권의 '북풍몰이'에 대해 집중 문제를 제기하며 적극 차단에 나서고 있다. 또 '범야권 후보 단일화'로 시작된 '심판론'의 상승세를 이대로 굳히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여야의 이 같은 선거 전략은 이날 오전 6·2 지방선거의 '격전지' 인천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여야 중앙 선대위는 이날 각자의 인천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중앙 선대위 현장회의를 열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인천상륙작전' 강조한 정몽준, "민주당 국가관 얼마나 불안한지 증명"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최고위원과 안상수 인천시장후보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1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안상수 인천시장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살려라 경제! 희망캠프 현장회의'에서 필승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최고위원과 안상수 인천시장후보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1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안상수 인천시장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살려라 경제! 희망캠프 현장회의'에서 필승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안상수 후보 캠프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6·25 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인천은 수도 서울을 지켜주는 도시"라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 장소에 인접한 백령도를 행정구역으로 포함하는 인천에서 한국전쟁을 언급하며 '안보 도시=인천'을 강조한 셈이다.

정 대표는 이와 함께 "10년간의 국정운영 경험이 있다는 민주당이 정부를 불신하고 무조건 몰아붙이는 것은 그들의 국가관이 얼마나 불안하지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천안함 진상조사 결과 발표 등의 일정을 '북풍몰이'라 보고 있는 민주당을 공격하기도 했다.


안상수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송영길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집중 견제'도 있었다. 정 대표는 "2014년 인천아시안 게임을 잘 치르려면 힘 있고 일 잘하는 안 후보가 필요하지 투쟁이 주특기인 386 정치인으로는 국제협력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안 후보를 추켜세웠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송 후보를 겨냥, "인천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온 안 후보가 당선돼 현안을 마무리하고 글로벌 인천의 토대를 만들어 놔야 한다"며 "지방선거가 실패한 좌파정권의 패자부활전이 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송 후보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측 간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논란을 언급하며 "정체성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이 자치단체장이 되면 수도권은 싸움판, 정치판이 되고 발전은 물 건너간다"고 강조했다.

'5·18 민주항쟁' 떠올린 정세균 "천안함 일방적 발표, 국민 납득하겠나"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19일 오전 인천 남구 도화동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19일 오전 인천 남구 도화동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송영길 후보 캠프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정부가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노골적으로 지방선거에 이용하려고 한다"면서 "국회가 배제된 일방적 발표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냐"며 '북풍 차단'에 나섰다.

그는 무엇보다 "과거 5·18 민주화운동을 외신을 보고 알았는데 천안함 조사결과마저 외신을 통해 알아야 하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가 이날 주한 외국대사 30여 명을 초청,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사전 브리핑을 하기로 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정 대표는 이어 "야당에겐 천안함 조사결과가 발표되는 내일(20일) 아침에 설명하겠다고 제안이 왔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 달 전 3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했을 때 진상이 밝혀지는 대로 정보를 야당과도 공유하자고 요청했는데 지금 이 시간까지 아무런 정보 제공, 설명이 없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현장회의에 참석한 공동선대위원장들도 입을 모아 정부·여당의 '북풍몰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은 "정부가 이번 조사결과 발표를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보인다"며 "정부가 또 하나의 국민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준엄히 경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공동선대위원장도 "천안함 사건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선거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며 "이명박 정부 2년 반에 대한 총체적 점검과 심판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후보는 "야당은 이미 대선, 총선에서 국민의 뼈아픈 채찍을 받았고 그것도 모자라 현 정권은 정치적 표적 수사로 노무현 대통령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이런 마당에 또 야당을 심판한다고 하니 적반하장"이라고 여당의 '친노 심판론'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천안함 사태에서 보듯 이 정부는 정치적 무능으로 남북관계, 대중국관계에 실패해 서해 바다의 군사적 긴장만 고조시켰다"며 "이로 인해 인천 지역 어민 생업에 큰 지장을 주고 있는데 내일 일방적인 조사결과를 발표해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든다면 인천시민과 국민은 그들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6·2 지방선거, '북풍 대 노풍'인가? 'MB심판 대 심판회피'인가?
선거 전략의 차이만큼이나 여야의 선거 판세 분석도 상당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10일 전에는 안상수 후보와 송영길 후보의 격차가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지만 다시 격차가 벌어져 안상수 후보가 안정적인 구도 속으로 가고 있다"며 여당의 우위를 주장했다.

그는 "야당 측의 선전선동에 대한 해명을 시민들이 이해하기 시작했고 송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점차 알려지면서 격차가 다시 벌어지는 것"이라며 "중앙선대위에서 ▲ 중앙정부·당 차원의 인천 구도심 개발 지원 ▲ 교육 학력수준 상승을 위한 4조 5천억 원 지원 및 자사고·특목고 유치 ▲ 지하철 7호선 연장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런 우세 속에서도 안심을 놓지 말자는 얘기를 했다"며 "특히 민주당이 수도 서울과 경기도에서 열세가 확연히 드러나니까 인천에서라도 한자리를 건지겠다고 해 전력투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나라당도 인천에 대해서 중앙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이와 다르게 판세를 읽고 있었다. 송영길 후보 측은 이날 안 대변인의 논평을 겨냥, 이날 보도된 <폴리뉴스>의 인천시장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를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폴리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백리서치'에 의뢰, 지난 15~16일 이틀간 인천시민 4833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송영길 후보와 안상수 후보는 지지율 44.5%를 얻어 동률을 이뤘다.

김민석 민주당 중앙선대본부장도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언론의 관심이 한나라당에서 자꾸 내놓는 '노풍 대 북풍' 프레임으로 쏠려있는데 본질이 아니"라며 "이번 선거의 본질은 MB 심판이냐, MB 심판 회피냐다"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무엇보다 '북풍'을 겨냥, "천안함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주가와 같다"며 "정부·여당이 어떤 카드를 내놔도 안보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 국제사회가 일치된 단일대오를 이룰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판세는 송영길·안희정·김두관 등 심판형 차세대 리더의 부각, 세종시 문제로 이반한 중부권 민심 등으로 지탱하고 있다"며 "경합 열세로 가고 있는 서울·경기의 추격, 국민참여당을 포함한 민주세력의 공조 등이 잘 되면 막판 바람을 유권자들이 만들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안함 #지방선거 #북풍 #심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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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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