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노년층에서의 압도적인 지지세를 현장에서 확인했다. 오 후보는 다른 서울시장 후보들에 비해 월등한 호응을 조계사 신도들로부터 받았다.
21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54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이 시작되기 전 약 10여분 전부터 오 후보와 한명숙 민주당 후보, 지상욱 자유선진당 후보,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는 행사장으로 들어가면서 모여있는 신도들과 인사를 나눴다.
행사가 시작되기 약 5분 전 한명숙 후보가 내빈석에 앉기 위해 같은 당 박지원 원내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과 함께 대웅전 앞으로 올라오자 조계사 마당을 가득 채운 신도들이 박수를 보내며 환영을 표시했고, 한켠에서는 "한명숙 화이팅!"과 같은 외침도 들렸다. 한 후보는 미소띤 채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약 1분 뒤 오세훈 후보가 대웅전 앞으로 올라오자, 한 후보 때보다는 약 2배 가량 더 큰 박수소리가 나왔다. 오 후보는 손을 흔들고 신도들에게 합장하는 등 큰 호응에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모습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내빈들이 퇴장하면서 한명숙 후보는 일찌감치 출구 쪽으로 내려와 신도들과 인사했지만, 오 후보는 약 5분간 대웅전 앞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안형환·조윤선 캠프대변인 등과 함께 손을 흔들고 합장을 하는 등 신도들의 호응에 답례했다.
오 후보, 사인 공세에 10분여 지체
오 후보가 출구로 나오자 신도들은 "오세훈 된다!", "오세훈 파이팅!"이라며 격려했고 오 후보는 손을 일일이 잡으며 인사했다. 오 후보에 대한 신도들의 '악수 공세'는 곧 '사인 공세'로 바뀌었다.
노년층 남녀들이 자신들보다 훨씬 나이가 적은 오 후보를 둘러싸고 사인을 해달라고 조르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 것. 오 후보는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꿈을 꼭 이루세요 오세훈'이라고 일일이 써줬고, 사인을 바라는 신도들은 계속 늘어났다.
오 후보가 5~6장 정도 사인을 하자, 이를 보다 못한 이종현 공보특보가 "다음 일정을 하지 못하면 오세훈 후보가 손해 나지 않겠습니까"라며 신도들을 제지하고 나섰다. 그러나 신도들은 '오세훈 후보는 선거운동 안 하셔도 된다" "꼭 당선된다"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오 후보는 행사 종료 10분이 훌쩍 넘어서야 조계사를 떠날 수 있었다.
이날 조계사에서 오 후보가 큰 호응을 받은 것은 노년층에서 높게 나오는 오 후보 지지율이 현장에서 드러난 결과로 보인다. 이날 <오마이뉴스> 기자가 대웅전에서 내려다 봤을 때 조계사 경내를 가득 채운 신도들은 대부분 노년층이었고, 그 중에서도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편, 약 1시간여 진행된 행사 내내 나란히 앉은 오세훈·한명숙·지상욱·노회찬 후보는 서로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2010.05.21 12:55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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