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집단 따돌림을 당한 여인과 전쟁의 기억에 빠져 있는 남자
두산아트센터
#장면1. 그들은 왜 잠들지 못하는가21세기의 열쇠는 동북아시아에 있다고 한다. 베세토(BESETO)라 불리는 베이징과 서울, 도쿄 이 세 수도의 나라 중국과 한국, 일본이 주인공이다. 천안함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세 나라의 정치사회적 풍경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일본의 증시는 실시간으로 한국시장에 반영된다. 한 나라의 정서적 풍경은 그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나라의 과거이자 미래이며 동시에 현재진행형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경제동물'이란 불쾌한 사회적 명칭을 감수하면서까지 완성한 경제성장. 그 배후에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 이지메(집단 따돌림) 문화 등, 속도의 정치학에 패배한 인간의 이면이 등장한다. 23일 본 연극 <잠 못드는 밤은 없다>는 일본의 거대한 성장과 속도에 억눌린 채, 자신의 내면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던 '경제동물'의 정서적 패배감, 나아가 사회 전체에 퍼지고 있는 병리적인 상처를 드러낸다.
이 연극에서 처음 등장하는 부부는 은퇴이민을 결정한 일본인의 전형이다. 그들은 필리핀 마닐라나, 타이의 치앙마이,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근교에 자리를 잡고 산다.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베이비 붐 세대로 일본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단카이세대'가 정년퇴직하면서 만든 문화적 코드다.
'소토코모리'란 표현이 있다. 해외에서 히키코모리처럼 생활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바깥이란 뜻의 소토(外)와 '히키코모리'의 합성어다. 일본에서 몇 달 동안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동남아시아 같이 물가가 싼 나라에 가서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지낸다. 그들이 그렇게 변해버린 주요 원인은 사회생활의 스트레스와 가족과의 관계단절 때문이다.
#장면2. 소토코모리의 시간... 우리도 그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