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장은 결혼식 주례 논란

국회 특위 첫날 공방... 민주당 "천안함 발표, 무리하게 앞당겨"

등록 2010.05.24 20:00수정 2010.05.2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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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 특위에서 사건 당일 10시간여 동안 천안함 교신기록이 없었다는 군 자료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 특위에서 사건 당일 10시간여 동안 천안함 교신기록이 없었다는 군 자료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남소연

침몰한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이 최근 부하 장교의 결혼식 주례를 맡아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특위 첫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따졌다.

최원일 중령이 주례를 본 사실은 이날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최 중령은 지난 22일 천안함 생존 장병인 작전관 박연수 대위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국회 특위에서 이 사실이 여야 간 공방을 불렀다. 야당 의원들이 국방부가 생존 병사들의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박 자료로 최원일 중령의 주례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 주례 놓고 여야 공방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4일 오후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 특위에 출석해 "천안함 함미·함수의 분리 장면이 담긴 열상감시장비, TOD는 있을 리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4일 오후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 특위에 출석해 "천안함 함미·함수의 분리 장면이 담긴 열상감시장비, TOD는 있을 리 없다"고 강조했다. 남소연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은 언론에 보도된 결혼식 사진을 제시하면서 "지난 주말 천안함 생존 장병의 결혼식에 최 중령이 주례를 했는데 이게 행동을 제약한 것이냐"고 국방부를 두둔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2함대에서 생활하고 있고 행동에 제약이 없다"며 "그럴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오히려 46명의 장병들이 희생당한 상황에서 함장이었던 최 중령이 주례를 선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따졌다.


서종표 민주당 의원은 "천안함 사고로 죽은 전우들 생각은 안 하는 것이냐"며 "함장이었던 사람이 이런 상황에서 결혼식 주례를 선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도 "함장 입장에서는 희생 장병들이 자식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자식들이 죽은 지 얼마나 됐다고 주례를 본 것이냐"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데리고 있던 부하가 결혼을 해서 주례를 본 것 같다"며 "천안함 침몰 후 최 중령이 다른 직책을 맡고 있는데 결혼식 주례를 맡을 수 없는 직책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20일 새벽에 천안함 보고서 완성"... 발표 시점 짜맞췄나

이날 특위 회의에서는 정부가 천안함 사고조사 결과 발표 시점을 무리하게 20일에 맞추려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학용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화를 걸어와 '내일 아침 천안함 조사 결과를 보고하러 가겠다'고 했다"며 "왜 지금은 안 되느냐고 했더니 박 수석은 '보고서가 20일 새벽이 돼야 나오기 때문에 아침 9시에 가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그래서 내가 '20일 새벽에 보고서가 완성된다면 왜 이렇게 조급하게 하느냐, 좀 늦추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에게 "최종 보고서가 20일 새벽에 완성된 것이 맞느냐"고 물었지만 김학송 특위 위원장이 질의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 의원의 질의를 제지해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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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발표' 선거 때문에 서둘렀나 ⓒ 박정호


김태영 "북한이 방송시설 타격하면 자위권 발동"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 특위에서 사건 당시 목격됐다는 물기둥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지방선거 시작일인 20일에 맞춰 조사결과 발표를 한 이유에 대해 집중추궁하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 특위에서 사건 당시 목격됐다는 물기둥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지방선거 시작일인 20일에 맞춰 조사결과 발표를 한 이유에 대해 집중추궁하고 있다.남소연
김태영 국방장관은 또 천안함 함수·함미가 분리된 순간을 기록한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김 장관은 "제 부하들이 저를 속이지 않는 한 그 부분 동영상은 없다"며 "관련 대령들을 모두 불러서 일일히 확인했지만 밝힐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합참 정보참모부 대령 2명이 천안함 분리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보고 은폐했다고 주장한 이정희 의원이 그들이 누구인지 밝혀달라"고 압박했다.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도 "국회의원이라면 책임있는 말을 해야하고 증거가 있으면 제시해야 하는 이정희 의원은 일체 말이 없다"며 "만약 동영상이 없다면 국방부 장관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다그쳤다.

이정희 의원은 "이 특위에서 모든 증인과 조사관들의 진술서 등을 검토해보고 동영상 존재를 제보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할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증거를) 공개할 지는 저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태영 장관은 "내일부터 대북심리전을 시행하겠다"며 "북한이 방송시설 등을 자신들의 무기체계로 파괴할 경우 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타격 수단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말은 못해도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이해하면 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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