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갈이30년 전만 해도 평생 일 해주다 늙어죽은 소를 동네 사람들 몰래 묻어주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소는 잡아먹을 대상이 아니었지만, 지금 한국은 미국이 눈독 들일만큼 쇠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가 되었다.
생명평화결사
올해 1월 초 경기도 포천에서 처음 구제역(A형)이 발생하여 총 6천여 마리 동물을 매장하고, 81일만인 3월 23일 구제역 종식이 선언됐다. 그러나 보름만인 4월 8일 강화도의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O형)이 또 발생하여, 현재까지 26건의 신고와 11건의 발생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소 돼지의 살처분만 이미 5만 마리에 육박하며 순수 살처분 보상금만 670여 억 원으로 산정되었다. 5월 6일 충남 청양의 11차 발생 이후에도 인천, 충남 등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왔다. 다행히 검사결과 음성판정으로 드러났으나, 현재는 사람의 이동과 접촉이 많은 지방선거 기간인지라 다른 발생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멸종위기종 칡소, 우보살, 슈퍼젖소도 살처분10차 발생지인 충남 청양의 경우는 일반 농가가 아닌 축산기술연구소에서 발생하였으며, 이로 인해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되어 있는 토착종 칡소 14마리도 살처분 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4월 강화에서는 강화 선원사의 우(牛)보살 3마리가, 같은 달 말에는 생애 총 우유 생산량 15만Kg을 목전에 둔 속칭 슈퍼 젖소 '현웅 33호'도 살처분 되었다.
축산기술연구소의 구제역사태로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농협한우개량사업소는 충남서산의 종모우(種牡牛, 씨수소)들을 경북영양으로 옮겼다. 씨수소들이 구제역에 감염될 경우 한우개량사업이 10~20년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편 구제역이 발생한 축산기술연구소가 소재하고 있는 충남도는 동연구소를 중심으로 471억 원을 투입하여 축산-바이오테크파크를 조성 중에 있으며, 복제동물, 형질전환돼지 등의 연구를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한우·양돈·낙농농가 일동은 일간지에 구제역 극복을 위해 구제역 발생국 방문 후에는 축산농가에 들르지 말아 달라는 광고를 하였다. 방역 당국인 농식품부에서도 가축 질병이 글로벌화한 요즘 구제역 종식은 국민방역체계가 관건이라는 요지의 차관칼럼을 게재하였다.
그러나 이미 중국 구제역 발생 시 구제역의 국경내 유입을 막기 위한 검역 강화가 이루어졌고 지난 1월 포천 구제역 발생 이후 예찰활동 강화가 시행되고 있었다. 4월 초 이미 예방적 살처분을 기존 500m 이내에서 3Km로 확대하고도 구제역이 속수무책으로 확산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축산기술연구소처럼 소 돼지에 대해 거의 동물실험에 준하는 연구가 이루어지던 곳에서도 구제역을 막지 못한 사례로부터 문제의 심각성과 더불어 현재와 같은 방역의 한계를 분명히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