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4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교육과학기술부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천대하는 교과부 장관 각성하라"며 "비정규직 착취 제도의 원형인 대학시간강사제도를 철폐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조선대학교 비정규교수노조는 "고인의 유서를 읽으면서 대학사회의 야만적 행동에 짓눌린 고인의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지 못한데 대하여 송구스런 마음을 표하면서 몇 가지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내용을 대학과 교육당국에 요구했다.
▲첫째, 조선대학교 내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현수막을 게시하여 고인을 추모할 것 ▲둘째,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 모교수, 논문대필 관련 등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대학과 비정규교수노조가 공동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할 것 ▲셋째,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고인이 제기한 문제들을 밝히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며, 이와 관련하여 유족과 상의하여 진행할 것 ▲넷째, 고인을 비롯한 수많은 대학강사를 죽인 시간강사제도를 철폐하고 교원지위를 회복할 것을 국회와 정부, 관련 사회단체에 요구한다 ▲다섯째, 부패하고 몰염치한 일부 교수들의 자성을 촉구하고 대학의 잘못된 연구 문화와 강사임용제도의 개선을 대학과 교육당국에 요구한다.이로써 1988년 이후 9명의 강사가 교수임용 비리와 불합리한 강사제도, 이로 인한 생활고 등과 투쟁하다 끝내 자살했다. 이들은 유서에서 대부분 "노예 같은 강사의 신분과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대학들은 본체만체 할 뿐, 겉으론 진리, 정의, 자유, 창의, 사랑, 봉사 등을 표방하면서 속으론 돈, 성적, 학점, 건물, 상업, 경쟁 등에만 몰두하고 있다.
시간강사들은 대학 전체 강의의 55%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똑같은 강의를 하는데도 시간당 강의료는 평균 3만5000원 정도로 전임교수 임금의 10~20% 수준이다. 몇 개 대학을 빼고는 4대 보험도 보장받지 못한다. 그러고도 전임교수들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온갖 궂은일을 다하며 수모를 겪고, 언제 밥줄이 끊길지 모르는 고용 불안에 떨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에 한국비정규교수노조와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는 각 대학과 정당사무실 앞에서 또는 국회 앞에서 "대학 강사들의 교원지위 회복"을 요구하며 수년 간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1977년 지식인을 탄압하며 강사의 제한된 전임교수 승진이라는 병목을 통해 강사, 학생, 대학을 통제하는 완벽한 우민정책은 여전히 작동한다"며 "고등교육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은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또는 1000일이 다되도록 국회 앞에 천막을 펴놓고 투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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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예가 아닙니다" 시간강사 자살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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