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플로팅스테이지에서 '싱싱자전거 타운미팅'을 갖고 자전거 동호인들과 함께 6.2 지방선거의 승리를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유성호
자연스러운 모습 위한 출연자 섭외, 과연 필요할까?그러나 완벽함을 추구한 부작용이랄까. 이면을 뜯어보자 금세 '부자연스러움'이 드러났다.
이날 자전거 유세 현장에는 자전거 동호인들과 같은 자전거 복장을 갖추지 않은 젊은 여성 1명이 끼어 있었다. 평상복 차림의 이 여성은 이날 오 후보 곁에서 자전거를 타며 촬영 포즈를 취했다.
이 여성이 있어서 현장 분위기는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비싼 MTB를 타고 자전거 복장에 헬멧과 고글을 완벽하게 갖춘 중년 동호인들만 오 후보를 둘러싸는 것보다는, 바퀴가 작은 미니벨로를 타고 평상복을 입은 이 여성이 끼어 있는 모습이 훨씬 친근하게 다가왔다.
오 후보의 자전거 유세가 끝나자 이 여성은 자전거를 타고 출발지로 돌아왔다. 7~8명의 무리들이 이 여성을 둘러싸고 "자전거 잘 타던데?"라며 칭찬을 늘어놨다. 이 여성이 탄 자전거도 자기 것이 아니었고, "사무처장이 갖고 온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아침에 자전거를 차에 싣느라 고생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이날의 성공적인 자전거 유세 지원을 자축했다. 이들은 곧 자전거를 차에 싣고 떠났다.
유세현장을 다녀보면, 오세훈 후보를 마주치는 시민들의 반응은 아주 좋다. 특히 노년층과 40·50대 여성들에게 오 후보는 절대적인 환영을 받고 있고, 시민들이 줄지어 사인 요청을 하는 일도 잦다. 시민들의 반응이 이렇게 좋은 상황에서 굳이 인위적인 출연자 섭외가 필요할까?
한명숙 - 치밀함 결여, 선거운동원들도 힘들어하는 '악수 대행진'한명숙 민주당 후보의 경우는 반대다. 사전 계획과 실행단계에서 치밀함이 보이지 않는다. 수차례 일정 변경 혹은 유세 취소가 있었다. 당일에 '펑크'나는 일정들도 있다.
29일 한 후보는 3일에 걸친 무지막지한 유세행보를 시작했다. 이른바 '지하철 올레'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승객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중간중간 유동인구가 많은 거점에서 유세를 펼친다는 것인데, 그다지 '과학적'이지 못한 방식이자 선거운동원들도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29일 오후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시작돼 건대입구역-잠실역-강남역-사당역-서울대입구역으로 이어진 이 '지하철 올레'에서 한 선거운동원은 "발이 땅에 들러붙는 것 같다"고 힘겨움을 호소했다. 이 선거운동원은 "이틀을 더 해야 돼요"라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당초 계획의 '지하철 유세' 종착역은 신도림역이었지만, 이날 일정이 전체적으로 늦춰지는 바람에 서울대입구역이 종착역이 됐다.
한 후보는 이날 지하철 열차 안에서 1000명 이상, 유세 현장에서 1000명 이상, 이렇게 적어도 2000명 이상과 악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후보는 "손에 멍이 들었다"면서도 "시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기 때문에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