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나무정사 주지 설곡 스님이 눈시울을 붉히면서 1일 오후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열린 '문수 스님 합동 분향제'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윤성효
종교·시민사회 대표의 조사가 이어졌다. 박창균 신부는 "스님은 자기 자신을 내려 놓지 않으면 4대강을 살릴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고, 설곡 스님은 "불교 개혁을 의논하는 자리에서 문수 스님을 만난 적이 있는데 몸을 불살라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경희 공동대표는 "이 시대가 기어코 죽음을 불러왔다. 이명박 정부가 생목숨을 앗아갔다. 유서에 남긴 말을 이명박 정부가 먼저 알아들어야 할 것"이라고, 방영식 목사는 "우리보다 먼저 가신 스님은 이 시대에 가장 깨어 있는 양심이며 진정한 종교인이다"고, 문성현 후보는 "4대강사업을 막는 게 역사적인 임무이며 힘을 합쳐 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곡 스님은 분향제 이후 기자를 만나 "2년 전 조계종 정화개혁을 의논하는 모임에서 문수 스님을 만난 적이 있다. 스님은 불교계 내부 모순을 개혁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단지를 하기도 하셨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권은 죽음으로 4대강 생명을 지키려던 한 스님의 소신공양에 대한 화답으로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폐기하여야 한다. 더 이상 생명을 죽이는 4대강 사업이 강행되어서는 안 된다. 6․2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킬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분향제는 조사와 기독교, 불교의 종교의식에 이어 헌화 순서로 마무리되었다.
한편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는 1일 오후 7시 부산 서면 천우장 앞에서 "문수 스님을 애도하며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앞서 이 단체는 이날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강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한 성직자의 생명도 불사르는 극한의 저항을 불러오고 말았다"고 밝혔다.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는 "이제 더 이상 죽이지 말아야 한다. 세상 모든 생명의 존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명박 정부는 4대강 뭇생명의 영속을 위해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위해서 즉각 4대강 사업을 중단,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