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교장실' 교장 선처" 학부모 호소 논란

인천 부평 A초교 학부모들, 시교육청에 호화교장실 징계 선처

등록 2010.06.03 19:05수정 2010.06.0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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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이 논란이 됐던 '호화교장실' 관련 교직원 94명의 징계를 심의하는 징계위원회를 오는 10일 열 예정인 가운데, 부평의 A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시교육청의 고위 간부를 만나 징계위에 회부된 교장을 선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 고위 간부 B씨는 1일 <부평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1일) 오전에 A초교 학부모들이 사무실을 방문해 A초교 C 교장에 대한 교장실 리모델링 관련 징계를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B씨에게 호소한 이야기를 정리하면, A초교는 1대 교장의 부인이 사망하고, 임신한 6학년 교사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또한 2대 교장이 부임 얼마 후 사망했으며, 현 3대 교장의 부인이 사망하는 등 계속 안 좋은 일이 벌어졌다. 이에 학부모들이 나서서 교장실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으니 교장을 징계해서는 안 된다는 호소였다.

 

B씨는 "A초교가 경징계 대상이고, 징계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지만 이런 사유라면 징계를 감경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A초교 익명의 학부모는 "이런 사건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1대 교장의 부인과 3대 교장의 부인은 원래 지병이 있었던 것"이라며 "그런 일로 교장실을 리모델링했다는 사람이 학생들을 위해 쓸 예산을 전용해 교장실에 60인치 대형 PDP텔레비전을 설치하고 비싼 가구를 들여놓는 등 누가 봐도 호화롭게 교장실을 꾸미는 게 이해가 될 사안이냐"고 꼬집었다.

 

'호화교장실' 징계가 솜방망이 징계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인천지부 정지혜 사무국장은 "현재의 징계도 솜방망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이 나서서 교장의 징계를 선처해 달라고 하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학교에 안 좋은 일들이 있었던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부모들의 논리대로라면 차라리 굿을 했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상황이었다면 교장실 리모델링을 하기 전에 교육청에 통보하고 절차를 밟아서 진행할 수도 있었던 것이고, 징계할 사안이 아니었다면 정식적인 절차를 밟아 감사를 진행한 감사담당관실에 이의를 제기하면 되는 것 아니었냐"며 "지금 와서 핑계를 대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초교는 이번에 징계를 받는 학교 중 개교한 지 4년밖에 안 된 상황에서 가장 많은 금액인 2234만 원을 들여 교장실을 리모델링한 학교다. 게다가 리모델링하기 전에 교장실에서 사용했던 가구를 학교 내 다른 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학부모들의 주장에 의문이 제기된다.

 

한편, 시교육청은 10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교장실 리모델링 특별 감사에서 예산 편성과 회계 처리를 부적정하게 집행해 적발된 47개 학교 교직원 94명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시교육청은 '호화교장실'과 관련한 감사를 실시해 중징계 2명, 경징계 3명, 경고 34명, 주의 7명 등의 처분 내용을 지난 5월 3일 발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2010.06.03 19:05ⓒ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호화교장실 #교장실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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