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언어의 사유화 그 자체를 보여주는 전시회

[리뷰] 정말희 개인전 <일상과 不和하다>

등록 2010.06.05 15:46수정 2010.06.0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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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ension, inkjet print, 75×50cm

tension, inkjet print, 75×50cm ⓒ 정말희

tension, inkjet print, 75×50cm ⓒ 정말희

a  a vague moment, inkjet print, 75×50cm

a vague moment, inkjet print, 75×50cm ⓒ 정말희

a vague moment, inkjet print, 75×50cm ⓒ 정말희

 

한국사진은 최근 10여 년 동안 40대 이하 젊은 사진가들이 작품의 경향을 주도하였다.

 

그들은 특정한 인문학적인 이론이나 미술사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개념적이면서도 정교한 사진 찍기를 하였다. 전통적인 사진가들과 같이 이미지 수집가로서의 사진가가 아니라, 특정한 주제를 정하고서는 진중하게 대상에 접근하여 사진 찍기를 한 것이다. 그 결과 최종 결과물 자체가 보여 지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처럼 읽혀지는 것으로 변화되기도 하였다.

 

1980년대 이후 현대미술의 경향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한국사진의 전반적인 경향과는 다르게 사진 자체가 영상언어화 되어 보는 이들의 감성적인 영역을 자극하는 사진작업을 하는 작가들도 있다. 이번에 갤러리 룩스에서 전시하는 정말희의 개인전은 그러한 표현양식과 사진가로서의 태도를 잘 반영한다.

 

정말희는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지극히 사소한 장면(사건)이나 사물을 불규칙적이고 비정형화된 앵글로 재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흔히 길을 거닐다가 마주칠 수 있는 거리풍경과 시시콜콜하고 사소한 것들을 감성적인 시선으로 접근하여 자유로운 카메라워크로 찍은 것이다.

 

a  strangers, inkjet print, 75×50cm

strangers, inkjet print, 75×50cm ⓒ 정말희

strangers, inkjet print, 75×50cm ⓒ 정말희

 

a  a stranger, inkjet print, 75×50cm

a stranger, inkjet print, 75×50cm ⓒ 정말희

a stranger, inkjet print, 75×50cm ⓒ 정말희

 

a  floating, inkjet print, 75×50cm

floating, inkjet print, 75×50cm ⓒ 정말희

floating, inkjet print, 75×50cm ⓒ 정말희

 

길거리의 한 모퉁이에서 신문을 읽고 있거나 지하도를 지나가는 사람의 뒷모습, 쇼 윈도우를 통해서 바라본 실상과 허상 등 지극히 일상적이고 무의미해 보이는 대상들을 가장 전통적인 사진 찍기 방식으로 재구성하여 자신의 미적인 주관과 내면적인 영역을 환기 시켜주고 있다.

 

무엇인가 특별하고 공적인 사건이 아니라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상에서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영상언어화한 결과물이 이번에 작가가 전시하는 작품들이다.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이지만, 작가가 현실과 단절시켜 사진이미지 그 자체로서 존재하게 한 것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또 다른 현실로 변화시키는 표현전략을 작가가 선택한 결과다.  그래서 현실에서 발생하고 만난 장면들이지만 현실을 탈각하여 존재하는 비언적인 장면으로 읽혀진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앵글과 화면구성은 과격하고 거칠지만 컬러는 차분하고 정서적이다. 그러한 부조화가 오히려 작품으로서의 독특함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사진은 기본적으로 지시적이고 사실적인 매체이다. 하지만 작가가 선택한 수사법에 따라서는 비사실적이고 비언어적인 결과물로 변화되기도 한다. 이번에 정말희가 전시하는 작품들은 사진의 그러한 표현매체로서의 특성을 반영하여 자신의 세계관을 드러내고 있다.

영상언어의 사유화 그 자체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덧붙이는 글 | 2010.6.2 - 6.8 갤러리 룩스

2010.06.05 15:46ⓒ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2010.6.2 - 6.8 갤러리 룩스
#영상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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