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 당선자는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민우
"시민들께 밥상을 잘 차려드린다는 심정으로 일하겠습니다. 사람이 반가운 도시 수원을 만들겠습니다."염태영 수원시장 당선자(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가 9일 수원시 장안구 수원시체육회관에 자리한 '좋은시장 취임준비위원회'(아래 좋은시장 준비위) 사무실에서 앞으로의 시정 방향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염 당선자는 6.2지방선거 후보 시절 '최고의 밥상을 준비했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다'란 현수막을 선거사무소에 걸기도 했다. '밥상'을 차린다는 건 한 상에 둘러 앉아 먹고 마신다는 뜻이기에 한 식구처럼 시민을 배려하고 섬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염 당선자는 '섬긴다'란 표현에 이렇게 토를 달았다.
"사실 섬긴다는 표현을 많이 쓰잖아요. 그런데 그걸 믿었다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도 혹독하게 당해 이젠 반어법이 돼 버렸습니다." ▲
지역경제 활성화 : 무엇보다 염 당선자는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수원이 지금까지는 먹고 살 거리가 부족했다"면서 "이젠 먹고 살 일자리, 골목경제, 구도심 상권 활성화를 통해 시민들이 활력과 의욕을 되찾고 경제적으로 안정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경제 활성화의 밑그림은 이미 선거 때 시민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그는 "팔달문 근처 빈 건물을 리모델링해 디지털 박물관과 청년취업벤처센터를 건립하고, 야시장 같은 특성화된 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면서 "구도심 상권에 젊은이들이 몰려들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팔달문, 장안문쪽으로 사람들이 모이도록 노면전차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거리가 된다면 역전에서 팔달문까지 걷는 건 어려운 게 아닙니다." ▲
예측 가능한 인사 : 그동안 수원시의 난맥상 중 하나로 꼽힌 건 인사 문제였다. 이와 관련, 염 당선자는 "측근인사, 정실인사로 공무원의 사기가 많이 저하돼 있다"면서 "투명한 인사, 예측 가능한 인사를 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열심히 일한 공무원이 다음에 승진할 수 있다는 걸 예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염태영이 시장되면 물갈이가 심할 것이란 얘기도 있는데, 공직사회가 불안감 때문에 일을 못하게 되면 안 됩니다. 취임하면 핵심 요직, 중심을 잡아야 할 인사는 먼저 하고, 안정적인 분위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염 당선자는 "사업 성과에 맞게, 주민들의 평가가 괜찮은 사람, 현장에서 고생한 사람들이 승진해 누가 보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인사가 되도록 하겠다"면서도 "선거기간 과도한 선거개입과 줄대기를 했던 사람들은 불편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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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장 준비위 : 최근 꾸려진 시장 인수위 격인 '좋은시장 준비위'는 예측과 달리 신선한 인물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염 당선자는 이계안 준비위원장(전 현대자동차 사장)에 대해 "기업 시이오(CEO)를 오래하셨고, 2번이나 서울시장에 도전했으나 공천에서 안 됐던 분"이라면서 "서울을 위해 준비하셨던 좋은 공약이 수원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삼고초려해 모셨다"고 털어놨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이었다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윤희 삼호아트센터이사장에 대해 염 당선자는 "지역에서 오래 봉사해 왔고, 많은 준비를 해 왔으며, 정책마인트도 괜찮은 분"이라며 "저의 색깔에 맞춰 도와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측근이나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 연고가 있는 사람들은 다 배제했습니다. 각계 전문가로 역할을 할 수 있고, 포용할 수 있도록 통합과 소통을 중심으로 준비위를 꾸리려 한 겁니다. 준비위는 대통령 인수위처럼 정부로 갈 사람이 포진하는 것이 아니거든요."염 당선자는 "민주당 내부에서 보면 왜 우리 사람이 없냐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면서 "정당 차원이나 우리 편, 네 편 차원이 아니라 수원 발전을 위해 누가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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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동정부 구성 : 염 당선자의 주요 공약 중 하나는 '시민 행복실현 지방공동정부 구성'이다.
이와 관련, 염 당선자는 "민주노동당이나 국민참여당이 더 잘하는 분야에 대해선 의견을 수렴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참여가 배제돼 있었던 걸 참여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하면 공동정부로서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진보진영이 보여준 지지에 대해 염 당선자는 "정책보다 더 중요한 건 오랜 교류로 '염태영, 당신이라면 믿는다'는 정서적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그 바탕에서 의견을 수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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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오산 통합 : 염 당선자는 "임기 마칠 때까지 준비를 착실히 해서 다음번엔 통합시장을 뽑는 걸 목표로 일하려 한다"면서 "오산, 화성 지역 당선자들과 막역하게 잘 지내고 있어 통합 얘기는 정서적으로 잘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수원비행장 문제와 관련해 염 당선자는 "수원시 발전을 위해 더 이상 그 자리에 두고서 활동하기는 어렵다"면서 "(손해배상) 소송을 계속 지연시키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 군 당국에서도 구체적으로 검토하리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비행장 이전을 위한 10개년 로드맵을 만들어 분명히 하나하나 매듭을 지어가는 게 필요합니다. 수원·화성·오산이 통합되고, 수원비행장이 이전되면 서수원과 봉담·매송지역이 가장 중심지가 됩니다. 그곳에 대한 도시계획을 다시 세워야 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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