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우리는 집에 안 가고 여기서 살래요"

[천성산 다시 오르기3]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내원사 계곡

등록 2010.06.21 15:12수정 2010.06.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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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에 닿은 바위가 대리석 같은 내원사 계곡
물에 닿은 바위가 대리석 같은 내원사 계곡김찬순
물에 닿은 바위가 대리석 같은 내원사 계곡 ⓒ 김찬순
지난 19일, 외지에서 놀러온 어린 인척들, 산벗 몇 명과 천성산(해발 922m) 산기슭에 자리한 내원사와 내원사 계곡(도지정기념물제81호, 양산시 하북면 용연리)을 찾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딸아이 유치원 시절에 가족 나들이로 온 이후 두번째로 이십년 만에 내원사 계곡을 다시 찾은 셈이었다.
 
그러나 내원사 계곡의 자연경관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수려했다. 내게 있어 내원사 계곡은 항상 딸아이의 어릴 적 추억과 함께 떠오르는 즐거운 추억의 공간이다. 내원사를 찾아 올라가는 길은 내원사 경내 구경보다 아름답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도지정 기념물 제 81호인 이 내원사 계곡(약 4Km)의 풍경은 제 2의 소금강이라 불리울 만큼 그 경치가 아름답다. 도처 계곡물이 콸콸 하얗게 쏟아지는데, 삼층바위가 첩첩이 서 있으며 바윗돌에 '소금강'이란 글자가 뚜렷이 새겨진 곳도 발견할 수 있다. 바위들이 병풍 모양으로 길게 뻗어져 있어 병풍바위라 불리는 곳도 있었다.
 
 초하의 아이들의 최적의 휴식지
초하의 아이들의 최적의 휴식지김찬순
초하의 아이들의 최적의 휴식지 ⓒ 김찬순

 나 집에 안가고 여기서 살래
나 집에 안가고 여기서 살래김찬순
나 집에 안가고 여기서 살래 ⓒ 김찬순

오랜만에 자연풍광에 취하는 것은 어른들만이 아니었다. 어린 인척들은 계곡의 시원한 물을 보자 옷을 입은 채로 뛰어 들고 말았다. 계곡에는 몇몇의 관광객으로 보이는 어른들이 열심히 다슬기를 잡고 있었다. 다슬기는 물이 맑지 않으면 살지 않는다.
 
정말 물이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시원했다. 이렇게 물이 좋은 내원사 계곡은 내원사쪽과 노전암쪽 2개의 계곡으로 나뉘는데, 두 계곡 다 '소금강'이라 부를 정도로 계곡이 맑고 깨끗하다.
 
특히 물놀이의 위험성을 모르는 유치원,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여름방학 피서지로 추천할 수 있는 곳이다. 내원사 계곡은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또 유난히 단풍이 아름답고 겨울에는 앙상한 겨울숲이 좋아 찾는 등산객들이 많다.
 
"여기에서 살 거예요"... 아이들도 홀딱 반한 내원사 계곡
 
일행은 가지고 온 점심을 식탁 크기 만한 바윗돌에 놓고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얼마간 휴식을 취하고 내원사 구경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아이들은 모두 합창한다.
 
"내원사 구경은 아저씨들끼리 갔다오세요. 우리는 오늘 집에 안 가고 여기서 살 거예요." 
 
산벗 일행은 아이들의 말에 고개를 끄떡여 주었다. 내원사 사찰까지 가려면 아이들이 걸어가긴 무리이고 아이들은 다슬기 잡기와 물장구 치는 데 이미 빠져 있어 내원사 구경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저희들끼리 놀겠다고 해서 하는 수 없었다.
 
 아, 시원하다
아, 시원하다김찬순
아, 시원하다 ⓒ 김찬순

정말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예전에 와서 채 못 느낀 울창한 숲과 새소리, 물소리 너무 아름다웠다. 중간중간 도토리 묵을 만들어 파는 곳도 있었다. 이 천성산에서 채취하는 도토리로 만든 묵은 맛도 좋을 뿐 아니라 건강식품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양산시의 최고의 명산으로 불리우는 천성산은 웅상, 상북, 하북 3개 읍면에 경계를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깊은 계곡과 폭포가 많고 또한 경치가 빼어나 시인묵객이 많이 찾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리 하나 건널 때마다 진풍경이 나오는 내원사 계곡
다리 하나 건널 때마다 진풍경이 나오는 내원사 계곡김찬순
다리 하나 건널 때마다 진풍경이 나오는 내원사 계곡 ⓒ 김찬순

아주 먼 옛날,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당나라에서 건너온 1천 명의 스님에게 화엄경을 설법하여 모두 성인이 되게 했다고 하는데서 천성산이라 불리우고 있다고 전한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꽃이 만산홍을 이룬다. 
 
천성산은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화엄늪과 밀밭늪은 희귀한 꽃과 식물(끈끈이 주걱)등 곤충들의 생태가 아직 잘 보존되어 있다. 천성산 산나물은 예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진상할 정도로 그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내원사 가는 길은 초하의 뜨거운 땡볕을 머리에 이고 걸어야 해서 약간은 먼 느낌이었다.아이들을 먼 길을 굳이 올라오지 않은 게 잘했다 싶었다. 핸드폰을 해 보니 아이들은 잘 놀고 있다고 했다. 정말 시원한 물소리 흐르는 계곡마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어울려 물장난치는 즐겁고 정겨운 풍경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내원사 보호수(노거수 수령500년) 적송
내원사 보호수(노거수 수령500년) 적송김찬순
내원사 보호수(노거수 수령500년) 적송 ⓒ 김찬순

 내원사
내원사김찬순
내원사 ⓒ 김찬순

 내원사 계곡
내원사 계곡김찬순
내원사 계곡 ⓒ 김찬순

 내원사
내원사김찬순
내원사 ⓒ 김찬순

무려 다섯개가 넘는 계곡의 다리(교량)를 지나 내원사에 당도했다. 계곡의 다리를 건너서 길을 오를 때마다 계곡은 더욱 시원했고 물소리는 더욱 청아하게 들렸다. 내원사는 천년 사찰.
 
이 절은 신라 선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6.25때 불탄 것을 1958년 수옥비구니가 재건하여 5~6동의 건물이 아담하게 단장되었으며, 현재 70여명의 비구니가 상주 수도하는 명찰로 알려지고 있다.
 
내원사는 원효대사가 대둔사를 창건하면서 주위에 89개 암자를 두었다고 전한다. 내원사는 그러니까 89개 암자 중 하나이고, 그 옛날에는 '내원사지'로 불리어 오다가 내원사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전한다.
 
군데군데 아직도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있어 절은 어수선했다. 천성산 산행은 다음날 (20일)로 미루고 서둘러 아이들이 걱정스러워 하산했다. 내려오는 길은 기분탓일까. 그렇게 길이 길지 않았다. 저무는 해가 걸린 소나무 숲길은 여름의 낭만을 돋아주는 데 충분했다.
이 나무 저나무로 옮겨다니는 어린 다람쥐, 청설모 모습도 정겨웠다.
 
 내원사
내원사김찬순
내원사 ⓒ 김찬순

천성산 산행 코스

코스/소요거리/(상산)소요시간/ (하산)소요시간

제1코스 내원사입구 → 성불암계곡 → 짚북재 → 천성산2봉 5.3km/(상) 3시간10분/(하) 2시간25분

제2코스 내원사 → 천성산2봉 → 은수고개 → 천성산 4.4km /(상)2시간40분(하) 2시간10분

제3코스 용주사 → 화엄늪 → 천성산 6.6km (상)3시간50분 (하)3시간10분

제4코스 흥룡사주차장 → 원효암 → 천성산 4.9km (상)2시간50분(gk) 2시간10분

제5코스 무지개산장 → 은수고개 → 천성산 4.1km (상)2시간25분 (하)2시간00분

제6코스 화엄사 → 은수고개 → 천성산 2.8km

(상)1시간30분 (하)1시간15분

제7코스 영산대학교 → 주남고개 → 천성산2봉 5.7km,(상) 3시간20분(하) 2시간35분

제8코스 영산대학교 → 짚북재 → 성불암계곡 → 내원사매표소 5.8km 3시간25분 2시간40분

제9코스내원사매표소→성불암계곡→ 짚북재 → 노전암 → 내원사매표소 9.5km 5시간40분 4시간30분

덧붙이는 글 | 교통 국도(35호) : 부산 → 양산 → 내원사(용연) → 통도사 → 언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원사가는 버스 이용한다. 용연-내원사 : 도보(30분)정도 내원사 닿는다. 
내원사 입장료:<개인> 어른-2,000원, 청소년-1,200원, 어린이-1,000원, 군인-1,200원, <단체> 어른-1,500원, 청소년-1,000원, 어린이-800원, 군인-1,000원, 주차료 : 대형-5,000원, 소형-2,000원이다. 

2010.06.21 15:12ⓒ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교통 국도(35호) : 부산 → 양산 → 내원사(용연) → 통도사 → 언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원사가는 버스 이용한다. 용연-내원사 : 도보(30분)정도 내원사 닿는다. 
내원사 입장료:<개인> 어른-2,000원, 청소년-1,200원, 어린이-1,000원, 군인-1,200원, <단체> 어른-1,500원, 청소년-1,000원, 어린이-800원, 군인-1,000원, 주차료 : 대형-5,000원, 소형-2,000원이다. 
#내원사 #여름 방학 #휴가 #아동 #내원사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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