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되어 의정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시의원에게 수개월째 월급이 정상적으로 지급되어 논란을 빚고 있다. 천안시의회는 의원 신분이 유지되는 한 월급 지급은 어쩔 수 없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는 용납할 수 없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서용석 시의원, 뇌물 수수 혐의로 3월에 구속
서용석(55, 자유선진당) 천안시의회 의원은 지난 3월 10일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서 의원이 천안시 제3일반산업단지 확장과 관련해 천안시의 1500억원 보증채무부담 동의안의 의회 상정을 악용, 안건 통과를 대가로 확장사업 주관사로부터 13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했다.
구속 후 천안교도소에 수감된 서용석 의원은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1심 재판을 받았다. 천안지원 형사3단독 재판부는 지난 4월 29일 1심 선고에서 서 의원에게 징역 8개월에 추징금 1347만원을 선고했다.
서용석 의원은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 오는 24일 대전지방법원에서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최종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서 의원은 3월 중순 경찰에 구속되면서 사실상 현직의원으로 더 이상 의정활동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구속 수감된 탓에 지난 3월 말과 이달 중순 열린 두 차례 임시회는 물론 비공식적인 어떤 시의회 일정에도 참여할 수 없었다.
의정활동 못 해도 월급은 계속 지급돼
의정활동은 못 하지만 서용석 의원에게는 구속 수감된 3월부터 6월 현재까지 4개월 동안 평소처럼 월급이 매번 지급됐다. 현재 천안시의회 의원들의 연봉은 3865만원. 12개월로 나뉘어 매달 300만원이 넘는 돈이 20일 통장으로 지급된다.
천안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의원 신분이 유지되는 한, 월급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는 규정이 없다"며 "신변상 사유로 의정활동을 못해도 의원 신분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월급은 정상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된 시의원에게 월급이 그대로 지급되는 것에 의회 안팎에서는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동료 시의원 가운데 한 명인 A의원은 "불명예스런 일로 의정활동을 못하게 된 만큼 의원직에서 자진 사퇴해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했어야 옳다"고 말했다.
천안YMCA 김우수 시민사업팀장은 "뇌물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 수감된 시의원이 현직을 유지하며 시민들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그동안 수령한 월급은 자진 반납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의회는 자체 윤리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78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6.21 16:27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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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혐의 구속 시의원, 월급은 꼬박꼬박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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