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의 내 휴대전화3줄짜리 흑백 액정에 무선인터넷, MP3 기능은 커녕, 카메라도 없는 이 미니폰은 단순 통화기능만을 이용하는 사람에겐 최고의 폰이었다.
김학용
몇 해 전 Q-폰이라고 불리는 초미니폰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통화와 문자 메시지 정도가 기능의 전부였지만 단순 통화기능만을 이용하는 사람에겐 최고의 폰이었다.
겨우 3줄짜리 흑백 액정에 무선 인터넷도 안 되고, MP3 기능은 커녕, 카메라도 없다. 결국 수능시험 부정에 이용되어 '수능부정폰'이라는 낙인이 찍혀 사라지고 말았지만, 낭비를 없앤 얼마나 경제적인 휴대전화였던가?
낭비 없는 휴대전화를 만들고자 소비자들이 주문했던 노력들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얼마전 제조사들은 모든 휴대전화에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 충전기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으나, 그것도 잠깐 뿐이었다. 요즘 다시 작고 얇은 기종이 나오면서, 충전을 하기 위해서는 젠더를 거쳐야 하는 기종이 늘고 있다. 당신도 혹시 젠더라는 보조도구를 잃어버리고 충전에 애를 먹은 적은 없는가?
아이폰 등 스마트폰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의 휴대전화 이용자중 탑재된 기능을 모두 활용하는 사람은 없다. 설명서를 읽을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송수신 기능과 메시지기능 그리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능 한두 개만 있으면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구매 때 이어폰 등 모든 액세서리 선택구매하는 건 어떨까?결국, 사용하지 않는 기능들은 어떤 유저에게는, '낭비'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이어폰도 마찬가지. 공짜폰이 대세인 요즘시기에 어차피 공짜로 받는 이어폰이니 그냥 가지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무분별한 이어폰 제공은 사용자들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낭비행위로 가정적으로나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꼭 이어폰까지 풀세트로 구성할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필요한 사람만 해당 물건을 가져 갈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살 때 이어폰을 포함한 모든 액세서리를 선택구매할 수 있게 하는 건 어떨까. 판매대수만 늘리려고 하지 말고 보상판매시에 이어폰 반납을 의무화하고 수거캠페인을 통해 수출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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