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은사 측은 빨간색 테두리 안이 모두 천은사 땅이고 도로 중간 중간에 문화재로 지정된 암자들이 있다며 문화재 관람료 징수가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천은사
문화재 관람료에 따른 시민들의 계속된 항의와 시민단체의 소송이 이어질 조짐에 천은사 쪽은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천은사 쪽 입장을 정확히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천은사 관계자는 "다른 일정이 있어 만나기 어렵다"면서 전화 통화를 통해 "조계종 총무원에 직접 문의하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주문부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성삼재 아래 쪽 시암재까지가 천은사 땅이기 때문에 문화재 관람료 징수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차단막이 없는데도 차단막을 설치해 관람료를 징수를 한다는 식으로 언론 보도가 나와 천은사 쪽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계종 총무원 측은 정부 측에 책임을 돌렸다. 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천은사 도로는 군사정권 시절 군사작전도로를 만든다는 정부의 방침에 강제 수용됐고, 사유지가 일방적으로 국립공원 부지에 포함돼 있는 경우"라며 환경부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이야기가 쉬운 사안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통행료로 징수하는 것은 절대 아니며, 지리산 성삼재 일원까지 문화재로 지정돼 있기에 당연히 문화재 관람료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천은사 문화재 관람료 수익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공개하거나 밝힐 수 없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종 총무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환경부와 협의를 진행해 왔지만 종단과 사찰들의 의견을 들어야 되는 부분이라 천은사 하나의 문제로만 간단히 정리되기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정부 측에서 대안이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국립공원 안에 있는 사찰 문화재들에 대한 지원 대책 등을 만들어야 하는데,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 4년간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정부가 대응 방안이나 지원책을 갖고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천은사 문화재 관람료 문제로 조계종이 여론의 비난을 듣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계종이 의지 보이면 정부 차원에서 해결 가능이에 대해 실무 부서인 환경부 측은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2007~2008년 사이 문화재 관람료 문제로 조계종을 비롯해 문화재청,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협의를 벌였으나 서로 이견이 있고 다른 문제들이 생겨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천은사 문화재 관람료 문제는 강제 징수에 따른 비난 여론에 조계종도 부담을 갖고 있는 사안이라 서로가 대안을 모색해 어느 정도의 절충점을 찾아냈지만, 당시 경찰의 총무원장 스님 차량 검문 문제가 불거지면서 총무원이 정부와의 각종 협의를 중단해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천은사 문화재 관람료 수익이 연 4억~5억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찰 측이 매표소를 옮길 경우 1억 미만으로 수익이 떨어진다고 해서 감소되는 부분을 정부 지원으로 보전해주는 방안을 강구했고, 예산까지 확보해 놨으나 진척되지 못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계종단과 다른 차원의 문제로 논의하고 있는 사안이 있는데, 천은사 관람료 문제는 여론에 비난 받을 소지가 많은 만큼 조계종이 의지만 보인다면 전에 마련된 기준도 있기 때문에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총무원과 천은사 쪽이 의지를 보인다면 정부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문제가 단순히 정부와 조계종 총무원의 협의로만 해결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면서 "조계종 의회 격인 종회의 논의를 거쳐야 하는 등 불교계의 결정 과정 자체가 간단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천은사는 문화재 관람료 문제로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기에 관련 부처 차원에서 아무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었다.
원성 자자한 관람료 즉각 없애야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