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파병전담부대 '국제평화지원단(온누리부대)'이 창설됐다.
국방부
육군은 지난 7월 1일 '온누리 부대'라는 파병 전담부대를 창설했다. 파병 과정에서 병력 선발이나 훈련 등에 수개월이 걸리는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파병 전담부대를 만들었다는 것이 군이 설명한 창설 배경이다. 이 설명에 따르자면, 온누리 부대는 '국제평화지원단'으로서 임무 부여시 1개월 이내에 신속하게 파견되어 유엔 평화유지 활동이나 다국적군 평화활동을 수행할 것이란다.
파병을 '전담'하는 군부대의 창설 자체도 문제이지만, 부대 규모를 본다면 더욱 논란의 소지가 크다. '국제평화지원단' 자체는 1천 명 규모이지만, 임무교대를 맡는 '예비지정부대', 공병, 수송, 의료 같은 기능별 '별도 지정부대'를 합하면 전체 규모는 3천 명에 달한다. 현재 해외에 파병된 국군 병력은 소말리아와 아프간 등 14개국 1200여 명 정도다. 결국 파병 전문부대를 통해서 이제 한국군 파병을 전면화하겠다는 것이다.
황의돈 육군참모총장은 7월 1일 온누리 부대의 창설식 격려사에서 "파병 전담부대인 국제평화지원단 창설과 함께 해외파병 상비체제를 구축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의 국운 상승에 중대한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부대의 창설이 '국운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심히 의심스럽지만, 현재 국제정치 상황에서 해외파병 상비체제가 의미하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군의 '글로벌 호구화.'
한국군, 글로벌 호구가 되려고 하는가이름부터가 말이 안 된다. 온누리 부대. 군대가 무슨 선교단체인가? 국군조직법은 국군을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이라 정하고 있다. 나라 지키라는 군대가 왜 온 세상, 온 누리를 누비라는 이름을 다는가? 군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에 부합하는 국제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높아진 위상에 부합하고자 해왔던 다국적군 활동, 평화재건활동의 대표적인 예는 결국 미국이 벌인 전쟁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이라크 파병, 아프간 파병이었다. 물론 소수의 UN 평화유지군 활동도 존재했다. 이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이 UN 평화유지군(PKO) 활동을 위해 3천 명 규모의 파병전담 부대를 창설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29일 UN 평화유지군(PKO)에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국군 내 상비부대 설치내용을 담고 있는 '국제연합 평화유지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PKO 신속파견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런 상태에서 만들어진 온누리 부대는 결국 미국의 뒤치다꺼리를 위한 '전문' 부대라는 의구심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PKO 신속파견법이 논의될 당시 국방부는 이 법률에 다국적군 파병을 포함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때문에 작년에 통과된 PKO법에는 다국적군 파병이 적용 대상에 제외됐지만, 온누리 부대의 창설 배경에는 이 다국적군 파병이 노골적으로 언급되어 있다. 다국적군 활동이란 바로 미국 주도의 이라크, 아프간 침략을 거드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