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휴대폰 폭발' 건으로 삼성전자 직원에게 합의금 500만 원을 받았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이진영(28)씨가 7일 오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심경을 밝혔다.
김시연
"삼성에게 500만 원을 받은 게 떳떳하지 못했다는 누리꾼들 비판은 겸허히 수용한다. 하지만 삼성에 묻고 싶다. 내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나?"지난 5월 '휴대폰 폭발' 건으로 삼성전자 직원에게 합의금 500만 원을 받았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이진영(28)씨가 7일 오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현금 합의 물타기 하려 '블랙 컨슈머' 몰아"'LG전자 AS 피해자 모임'(
http://cafe.naver.com/lgsfree) 카페를 운영하는 이씨는 최근 휴대폰 사후서비스(A/S) 문제로 LG전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선 그를 사실상 '블랙 컨슈머(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로 지목하고 나섰다.
해당 기사에는 그가 LG전자에서 2건, 삼성전자에서 3건씩 휴대폰과 노트북을 환불, 교환 받았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나타나 있다. 이씨는 "전형적인 '물타기' 보도"라면서 기사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관련기사:
[이데일리] 삼성 LG를 벌벌 떨게 만든 '환불남' 등장 )
"난 얼리어답터다. 누구보다 먼저 제품을 사서 쓰다 보니 초기 결함을 많이 발견했고 회사 쪽에서도 결국 못 고쳐 미안하다며 환불해줬다. LG전자 휴대폰(시크릿폰)은 소비자 집단 민원으로 '리콜(무상 수리)'됐던 제품이고, 노트북은 고장이 잦아 3개월 동안 A/S센터를 무려 7번을 왔다 갔다 한 끝에 교환받았다. 삼성전자 휴대폰 가운데 1건은 내 명의로 회사에서 쓴 것이었고 나머지 1건은 재작년에 누전 현상 때문이었는데 출장 나온 A/S 기사에게 미안해 밥까지 사줬다. 이런 블랙 컨슈머도 있나?"
이씨는 오히려 이번 일로 삼성과 LG가 고객 사후서비스 자료를 공유하고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관리한다는 걸 스스로 드러낸 셈이라며, 개인 정보 불법 공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소비자가 제품의 결함을 지적하고 A/S 규정대로 교환이나 환불 받는 게 무슨 잘못인가?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소비자는 환불받기 위해 싸워야 한다. 이건 얼리어답터를 '블랙 컨슈머'로 계통화하려는 것이다. 얼리어답터가 제품 결함을 지적하지 않았으면 회사에서도 문제를 시정할 수 없는데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삼성쪽 위압적 태도에 두려움 느껴 언론에 알려"
이씨가 쓰던 삼성 매직홀폰(SPH-W830)이 집안에서 충전 중 불타버리는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5월 14일. 며칠 뒤인 17일 삼성전자 CS센터 김아무개 차장을 비롯한 직원 3명이 찾아와 종로경찰서 앞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이날 기자가 이씨를 만난 바로 그 장소였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해당 제품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500만 원을 받기로 하고 이날 이후 상호간 민형사 소송을 하지 않고, 언론에 노출하지 않는다는 조건 등을 담은 합의서에 서명했다. 다시 이틀 후 이씨는 삼성전자 서울중앙서비스센터장인 천아무개 소장으로부터 10만 원짜리 수표 50장이 든 쇼핑백을 전달받았다.
한동안 잠잠하다 다시 김 차장이 이씨를 찾아온 건 지난 6월 28일. 김 차장은 외부 공인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분석 결과(문서번호: 10-2377-64) 폭발 원인이 휴대폰 내부 문제가 아닌 외부 발화에 의한 것으로 나왔다며 보고서 내용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요구했다. 이에 이씨가 보고서 내용을 모두 검토하고 동의해야 서명하겠다며 보고서 사본을 요구하자 결국 "분석 결과를 구두로 청취했다"는 자필 확인서로 마무리됐다.
이후 김 차장이 법무팀을 대동해 정식 확인서 서명을 요구하며 다시 만나자고 요구하자 두려움을 느낀 이씨가 언론사에 제보하면서 이 모든 일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