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촌천, 자연형 생태하천 공사후 물고기 안 보인다

공촌정수장 증설공사로 흙탕물과 활성탄 검은물까지 흘려보내더니

등록 2010.07.12 11:18수정 2010.07.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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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형 생태하천 공사후 물고기 안보인다!! ⓒ 이장연


지난 2006년 11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인천광역시 하천살리기추진단과 종합건설본부가 지방2급 하천인 공촌천에 대한 자연형 하천조성공사를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생태하천 복원이란 명목의 공사는 무려 공사 기간을 1년이나 넘기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자연형하천 공사는 주먹구구식으로 벌어졌고, 무엇보다 하천 본래의 모습을 망가트리며 수생태계를 완전히 파괴했다.

외래종 노랑창포와 잔디를 심겠다며 버드나무까지 뽑아냈고, 콘크리트 제방을 걷어낸다면서 제대로 걷어내지 않고 흙덮기로 무마하고, 하천 바닥을 수차례 포클레인을 동원해 뒤집고 파내더니 콘크리트를 쏟아부어 인공수로를 만들어 놓았다.

 2009년 6월 촬영한 공촌천의 검은 모습
2009년 6월 촬영한 공촌천의 검은 모습이장연

이렇게 3년여 동안 공촌천은 인천시와 관변단체, 건설업자들에 의해 철저히 유린-파괴돼 지금은 자연형하천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무엇보다 공촌천 상류에 위치한 공촌정수장에서 검은 활성탄이 포함된 원수를 흘려보내왔다. 공촌천 발원지 계곡에 엉뚱한 사방댐공사와 작은 산을 통째로 깍아버린 공촌정수장 2단계 증설공사를 하겠다며, 엄청난 양의 흙탕물을 수개월간 가뜩이나 피곤한 공촌천으로 그대로 흘려보냈다. 결국 그 물은 하류까지 대책없이 흘러가 그 흔한 미꾸라지조차 살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지난해 사방댐-정수장 증설공사로 흙탕물이 수개월간 콸콸
지난해 사방댐-정수장 증설공사로 흙탕물이 수개월간 콸콸이장연

보기에는 물이 맑아 하천이 살아있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직접 공촌천에 발을 담그고 물속의 상황을 살펴보면 정말 심각할 정도다. 장맛비가 잠시 내린 뒤 찾은 공촌천은 정수장에서 쏟아내는 물과 함께 빗물이 유입돼 꽤 많은 유량이 중하류로 흘러 내려갔다. 예전 같으면 자연스레 구비구비 흐르던 물길이 콘크리트 수로와 거대한 돌들 때문에 막혀 그냥 뻗어나갔다.

특히 빠르게 흐르는 물이 곳곳에 웅덩이나 습지에 고이지 못했고, 외래종 노랑창포를 물길 가장자리에 나무 구조물과 큰돌과 함께 박아놓아 수생동물들의 보금자리가 자연스레 형성되지 못했다. 이는 마치 쉴새없이 펌프질한 물을 빠르게 흘려보내는 서울의 대형 인공어항 청계천의 모습과 완전히 닮았다.


 공촌천 바닥이 까만 이유는 정수장에서 활성탄을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공촌천 바닥이 까만 이유는 정수장에서 활성탄을 흘려보내기 때문이다.이장연

결국 인천시가 지난 3년여 동안 벌여왔던 공촌천 자연형 생태하천 복원은 완전히 실패하고 만 것이다. 누군가 무릎까지 차오는 물길에 통발을 세 개나 부려 놓았는데, 그 통발에서 본 물고기는 미꾸라지 3마리와 올챙이 두마리, 그리고 죽은 개구리뿐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 눈에 보기 좋은 자연형 생태하천을 만들어 놓았지만, 정작 강하천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은 온데간데 없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런식의 자연형 생태하천 공사를 전국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생태복원-4대강 살리기란 이름을 달고 말이다.


 그 많던 붕어와 송사리, 미꾸리들은 온데간데 없다.
그 많던 붕어와 송사리, 미꾸리들은 온데간데 없다.이장연

 통발에 걸려 빠져나가지 못해 죽은 개구리가 비참하다.
통발에 걸려 빠져나가지 못해 죽은 개구리가 비참하다.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공촌천 #자연형하천공사 #물고기 #공촌정수장 #하천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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