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낙동강 하구 맹꽁이 부실조사, 기간 2년은 돼야"

부산시, 7~8월 사이 60일간 조사...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 "준설로 서식지 파괴"

등록 2010.07.13 09:36수정 2010.07.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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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가 7~8월 사이 60일간 '부산권 낙동강 살리기 사업' 3공구 삼락지구 구간에서 멸종위기종(2급)인 '맹꽁이'의 서식실태 파악을 위한 정밀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운하반대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아래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는 부산시의 부실조사가 오히려 맹꽁이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조사기간을 최소 2년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지난 1일부터 8월말까지 낙동강 3공구 삼락지구 구간에서 맹꽁이 서식 실태파악을 위한 정밀조사에 착수했고, 이를 통해 발견된 맹꽁이의 성체와 유생은 1km가량 떨어진 기존 서식지인 부산 북구 삼락동 291-1번지 부근 5만㎡에 방사할 예정이다.

 

a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맹꽁이.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맹꽁이. ⓒ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맹꽁이. ⓒ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

 

5~8일 사이 조사현장을 확인한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는 13일 낸 자료를 통해 "부산시의 맹꽁이 정밀조사 사업이 체계적으로 추진되지 않아 기존 맹꽁이 서식지가 파괴될 위험에 처해 있으며, 정밀조사가 오히려 맹꽁이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부산시가 맹꽁이 정밀조사와 구출ㆍ방사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맹꽁이 기존 서식처인 자연초지 구간에 준설토 침사지ㆍ적치장 설치를 강행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제기했다.

 

맹꽁이 서식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조사기간이 최소 2년 이상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그런데 부산시가 60일 안에 조사를 끝내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부실조사이며, 이는 부산시가 3공구 준설토 침사지 공사를 강행하려는 의도라는 것.

 

a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는 맹꽁이를 조사하기 위해 트랩을 설치해 놓았다.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는 맹꽁이를 조사하기 위해 트랩을 설치해 놓았다. ⓒ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는 맹꽁이를 조사하기 위해 트랩을 설치해 놓았다. ⓒ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는 맹꽁이 구출ㆍ방사를 위한 정밀조사는 맹꽁이 서식환경 등을 고려하여 최소한 일정한 간격(10m~50m)으로 격자형 조사를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산책로가 아닌 자연초지 안쪽에 트랩을 설치한 결과 12마리가 트랩에서 발견되는 등 자연초지 내에 맹꽁이가 더 밀집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접근하기 용이한 산책로 가장자리에만 트랩을 설치한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맹꽁이는 습기가 많고 축축한 흙(속)에 서식함에도 불구하고 트랩을 산책로 가장자리에 500개 이상 설치하다 보니 시간상 포획 모니터링이 부족하고, 토양이 태양광선에 노출되어 바싹 말라버려 일부 트랩에서 맹꽁이가 죽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으며, 향후 5만 평 이상 면적의 자연초지 내 맹꽁이가 준설 및 준설토 침사지로 인해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는 "삼락지구의 수변 습지와 자연초지를 절개하고 침사지로 만들겠다는 것은 맹꽁이, 큰기러기, 황조롱이, 고니 등 멸종위기종, 천년기념물이 서식하는 생태보전지구 파괴 및 문화재보호구역을 훼손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부산시는 터무니없는 예산으로 진행하는 60일간의 정밀조사, 산책로 가장자리 트랩 설치 등 부실한 맹꽁이 정밀조사 및 구출ㆍ방사 사업을 재검토하여야 한다"며 "부산시가 개발을 위한 방편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타당한 예산을 책정하여 삼락지구 전체에 대한 생태계 정밀조사를 통해 맹꽁이 보전과 삼락지구 둔치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a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맹꽁이.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맹꽁이. ⓒ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고 있는 맹꽁이. ⓒ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

 

또 이들은 "부산시는 2011년 6월까지 준설을 마쳐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자연초지구간 준설토 침사지 조성사업 계획을 중단하고 대저둔치 침사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삼락둔치 생태계 보전, 맹꽁이 서식처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는 맹꽁이 보전 대책이 세워지지 않을 경우 감사원 조사요청과 고발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a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는 맹꽁이를 조사하기 위해 트랩을 설치해 놓았다.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는 맹꽁이를 조사하기 위해 트랩을 설치해 놓았다. ⓒ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

낙동강 하구 삼락지구에 서식하는 맹꽁이를 조사하기 위해 트랩을 설치해 놓았다. ⓒ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
2010.07.13 09:36ⓒ 2010 OhmyNews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맹꽁이 #낙동강지키기부산본부 #부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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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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