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이하 KBS 새 노조)가 '임금단체협상, 공정방송위위원회 설치, 조직 개악 저지'를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2009년 '공정방송 사수'등을 요구하며 기존 노동조합에서 탈퇴한 KBS구성원들과 사원행동이 주축이 된 희망노조, 새 노조의 첫 파업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임금단체협상을 주장하고 있어 자칫 '밥그릇 싸움'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지만, 지난 1일 KBS본관 앞에서 열린 파업 출정식에서 새 노조는 "국민들 앞에 부끄러워 파업했다", "KBS를 살리겠다"고 밝혀,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에게 '드디어 KBS를 제대로 살릴 수 있겠다'는 희망을 제시해줬다.
현 정권은 KBS에서 부당한 이유로 신태섭 이사를 교체하고, 편법을 동원해 정연주 사장을 해임했다. 곳이어 현 정부는 '청부 사장' 이병순씨와 '특보 사장' 김인규씨를 임명하여 이에 항의하는 사원을 징계하거나 인사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탄압했다.
정연주 사장 시절 신뢰도 및 영향력에서 1위를 달리던 KBS의 현재 모습은 매우 기형적이다.
몇몇 여론조사 결과 KBS의 영향력은 아직 1위로 남아있지만 신뢰도는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KBS는 신뢰할 수 없지만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 위험한 언론이 되는 것이다. 공영방송으로서 위기의 징후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최근 한겨레신문과 언론개혁시민연대 등과 함께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언론학자, 기자, PD의 77%가 KBS 정치적 독립성이나 보도 공정성이 지난 정부때보다 나빠졌다, 일반 시청자 62%가 KBS가 정부나 권력,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했다는 평가했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사례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최근 KBS메인뉴스 프로그램 <뉴스9>를 분석한 결과는 참담하다.
1.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11일간 침묵했고, 2. 국가인권위가 발표한 양천서 경찰서 고문도 두 줄 단신으로 축소했고, 3. 한미 전시작전권 전환 연기에 대해 정부측 입장만 대변하거나, 4. 4대강 이슈를 회피해오다, 청와대의 '찬성 지역 우선 지원, 반대지역 재검토'를 첫 꼭지로 다루기도 하는 등 정부 편향적인 방송으로 일관했다.
이런 분위기는 아침뉴스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1. 6월 한달 내 KBS아침뉴스 '뉴스광장'을 통해 방송된 '뉴스해설' 20건 중 10건이 조선, 중앙, 동아의 사설주제와 거의 일치하고 있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조중동 신문에서 본 사설을 다시 KBS 아침 뉴스해설을 통해 반복시청하게 되는 황당한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공영방송이 신뢰를 잃게 되면 모든 것을 잃는다. 80년대 시청료 거부투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땡전뉴스'로 알려졌던 당시의 9시 뉴스는 'KBS가 정권의 나팔수라'는 인식을 매일같이 시청자에게 심어주었고, 이것이 시청료 거부라는 전국민적 저항을 낳게 된 것이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방송이 일방적으로 대통령과 정부의 목소리만을 전달해서는 안된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긴 것이다.
KBS '특보 사장' 김인규씨에게 경고한다.
이번 파업이 단체협상 결렬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되는 파업임에도 불구하고 '불법 파업'이라 여론을 호도하며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당신들이 탄압의 대상으로 삼은 KBS새노조 뒤에는 그들을 지지하는 전국 수천만명의 시민들이 있으며, 탄압의 강도가 강할수록 이들의 저항과 연대의 끈은 더욱더 강해질 것이다.
KBS새노조의 파업에 다시 한 번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힌다.
KBS를 '진정한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으로 만들겠다며 힘든 길을 선택한 당신들에게 다시 한번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히며 이 자리에 있는 우리도 '진정한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을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약속한다.
2010년 7월 14일, 대구지역 제 시민사회민중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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