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에 달린 누리꾼의 댓글들
내년부터 시행되는 모든 병사의 '군복무 성과평가 제도'를 둘러싸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5일 군 복무를 생산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전역 후 취업에 활용될 수 있는 취지에서 군복무 성과평가 제도를 내년 1월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전역 후 받게 되는 성적표에는 전투력의 기본인 개인화기 사용능력, 또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통해 병사들의 체력을 평가하고, 어학시험 점수와 군대에서 행한 사회봉사 경력, 그리고 장병 개인의 책임감과 인내심도 평가 항목에 넣겠다는 게 국방부의 방침이다. 전역 한 달 전에는 종합평가를 실시, 탁월(40%), 우수(30%), 보통(30%)으로 등급을 나눠 평가서에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게시판에 글을 올린 누리꾼 'm4a1ris'는 "이 제도가 우리나라에서 실시된다면 헌법 제39조 2항에 명시된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를 위배할 가능성이 높다"며 "억지로 끌고 가서 2년 내내 충실한 개를 만들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고 비꼬았다.
'm4a1ris'의 글에 순식간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ID '란데님'은 "군대 성적표는 뭐 내신 국영수처럼 사격 1등급, 유격 3등급, 내무생활 2등급 이런 식으로 점수 매기는 건가요?"라며 "기초생활수급, 국민연금제도도 군생활 성적표 보고 확인해 줄 기세"라고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
또한 ID '착한담배'는 "학교에서 성적표, 행동발달사항 등을 매겨서 제공하듯이, 군대가 학교와 같아지려는 것"이라며 이것은 "군대의 영향력을 확대시키고자 하는, 군국주의적인 징후"라는 댓글을 올렸다.
"장병들 사기 저하"... "사회생활에 낙인 찍을 건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광장에도 다양한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누리꾼 'art'은 "청년들의 아름다운 용기와 나라사랑 정신을 비교 평가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장병들의 사기는 저하될 것이라"며 성과제도에 따른 부작용을 꼬집었다.
덧붙여 "수많은 병역면제 정치인, 연예인들과 병사들의 군 기강 해이를 지적하면서도 정작 본인들부터 군번줄을 안 매고 골프나 치러 다니는 장성급들에게는 등급을 매길 순 없나요?"며 국방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하랑이'라는 ID를 사용하는 누리꾼은 "가고 싶어 가는 것도 아니고 강제로 끌려가서 평생 꼬리표의 등급까지 달고 있으면 그럼 사회생활에도 안 좋게 낙인이 찍힐 수 있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ID '내아나도'는 "군복무를 성실히 하는 자와 나이롱 환자, 툭 하면 병났다고 집에서 생활하는 자, 이핑계 저핑계 대면서 열외되는 자, 동료들이나 상사를 희생시키고 당사자는 편한 부서로 발령나서 군생활을 날로 먹는 이기주의자들과는 차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장병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군 생활에 불이익이 없도록 할 계획이며 직속상관과 병사들 간 알력이 생길 가능성을 대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강민수 기자는 오마이뉴스 12기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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